입력 : 2007.06.05 00:50 | 수정 : 2007.06.05 06:07

제 2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오늘 개막

리어카는 수레지만, 침대이자 철봉이자 장난감일 수도 있다. 극단 몸꼴 배우들은 비언어극 ‘리어카, 뒤집어지다’(사진·연출 윤종연)에서 리어카라는 오브제를 이렇게 쓴다. 가을걷이 때 볏단을 실어 나르고, 아이들이 앞다퉈 타거나 끌고, 골목길에서 누군가의 짐을 아무 대가 없이 실어주던 리어카가 이 연극의 주인공. 가난하지만 삶의 유머를 잃지 않았던 1970년대가 배경이다. 리어카는 혼자 끌면 고통이지만, 누가 밀어주면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대사는 한 대목도 없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배우들은 큼지막한 짐을 짊어지고, 리어카 위에서 곡예를 하고, 짐 위에 드러눕는 등 동작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관객 입가에 미소가 번질 만한 장면들이 많다. 제목처럼 리어카는 여러 번 뒤집어진다. 리어카에 작은 카메라를 설치해 무대와 객석 풍경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방송할 계획도 있다.

5~7일 공연하는 이 ‘리어카, 뒤집어지다’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서울 대학로극장에서 제2회 피지컬씨어터(신체연극)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 주제는 ‘나는 배우다!’다. ‘기차’로 이름난 극단 초인의 ‘선녀와 나무꾼’(박정의 작·연출), 러시아 유학파들이 뭉친 명품극단의 ‘행복한 죽음’(연출 김원석), 마임극 ‘의미 없는 셋’(연출 고재경) 등 배우의 몸에 집중한 연극들을 모았다. (02)762-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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