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는 수레지만, 침대이자 철봉이자 장난감일 수도 있다. 극단 몸꼴 배우들은 비언어극 ‘리어카, 뒤집어지다’(사진·연출 윤종연)에서 리어카라는 오브제를 이렇게 쓴다. 가을걷이 때 볏단을 실어 나르고, 아이들이 앞다퉈 타거나 끌고, 골목길에서 누군가의 짐을 아무 대가 없이 실어주던 리어카가 이 연극의 주인공. 가난하지만 삶의 유머를 잃지 않았던 1970년대가 배경이다. 리어카는 혼자 끌면 고통이지만, 누가 밀어주면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