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슈렉3' 맞서 한국영화 살리기 나서

'둘째 주를 공략하라!'

수요일(6일) 초록괴물 '슈렉'과 맞붙은 송혜교의 지상 과제다. 송혜교가 자신의 첫 사극 도전작인 '황진이'(감독 장윤현, 제작 씨네2000-씨즈엔터테인먼트)로 한국영화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슈렉'도 만만찮다. '슈렉'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최대 히트작으로, '슈렉3'는 이미 지난 달 18일 미국에서 개봉돼 개봉 첫 주말 역대 3위, 애니메이션 1위의 흥행기록을 세운 강적.

여기에 피오나 공주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캐머런 디아즈까지 최근 방한해 영화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결코 만만찮은 경쟁이지만 '황진이'는 조용히 한국영화의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일단 전도연이 '밀양'으로 흥행의 물꼬를 튼 데다 '황진이' 역시 시사후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순 제작비만 무려 80억여원이 투입된 '황진이'는 그 스케일 면에서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더불어 송혜교의 연기 변신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또 무엇보다 지난 한 달간 국내외 흥행 성적을 통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허와 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역시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등은 전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스크린 독과점 논란까지 야기하며 국내 극장가를 독식했다. 하지만 '볼 거리' 말고는 남는게 없다는 관객들의 평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개봉 첫 주에만 2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캐리비안의 해적3'는 지난 주부터 점유율이 현격히 떨어지면서(71.5%→49.5%, 영화진흥위원회 발표 수치)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이들의 안방 성적표는 더욱 어이없다.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의하면 '캐리비안의 해적3'의 2주차 흥행 수입은 개봉 첫 주에 비해 무려 62.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개봉됐던 '스파이더맨3' '슈렉3' 등도 둘째 주 수입 하락폭이 62%, 57%에 달했다. 개봉 첫 주 동안 폭발적인 흥행으로 본전을 뽑긴 하지만, 둘째 주부터는 크게 별 볼일이 없다는 말이다.

더욱이 '황진이'는 앞서 할리우드와 맞대결을 펼쳤던 한국영화들과는 달리 두 가지 호재를 더 갖고 있다.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불법 다운로드 파일이 첫번째 호재다. 미국 개봉과 시간적 차이가 나다보니 벌써부터 불법 파일이 나돌고 있다.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3'는 이를 피하기 위해 개봉일을 변칙 조정까지 했다.

두번째 호재는 '만만한' 스크린 수다. '황진이'는 전국 400개 이상 스크린을 확보할 계획이고, '슈렉3'는 350개 내외의 스크린에 내걸릴 예정이다. 대등한 조건에서의 맞대결이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 선다.

영화 관계자들은 "사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들이 크게 재밌었다기보다는 볼 만한 한국영화가 없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라며 "개봉 첫 주 흥행 격차를 최대한 좁히고 입소문만 잘 난다면 둘째 주부터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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