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기인 ‘트럼본’하면 보통 오케스트라 음악이나 재즈 음악을 떠올린다. 적어도 스웨덴 출신의 트럼본 주자 크리스티안 린드베리(Lindberg)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트럼본이 나오는 음악 가운데 가장 잘 유명한 곡은 아마도 재즈 넘버인 ‘난 당신에게 센티멘탈해지고 있어(I’m Getting Sentimental over You)’가 아닐까요?”
오는 19일 LG아트센터에서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린드베리도 수화기 너머로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가 등장한 뒤, 관객들은 이 무겁고 둔중하고 낮은 악기도 얼마든지 솔로 악기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겨울’과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등 까다로운 기교를 필요로 하는 곡도 가뿐히 소화하며 그는 ‘트럼본의 파가니니’라는 별명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