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한층 진화한 한국 공포영화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공포영화는 여름철 극장가에서 안정적 흥행이 보장되고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점 때문에 제작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진부한 스토리에 적당히 놀랄 만한 사운드를 입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 개봉을 앞둔 공포영화들은 과거와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된 모습들이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검은집'(감독 신태라, 제작 CJ엔터테인먼트)은 연기파 배우 황정민의 열연이 돋보이는 심리 스릴러 공포영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싸이코패스의 문제를 다뤘다. 현대 사회의 위험과 공포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무형의 귀신이 아닌 바로 옆의 인간이 가장 두려운 존재임을 말한다. 탄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스릴러와 공포의 어우러짐이 최고 강점이다.
★보기 드문 하드고어
다음 달 개봉하는 '해부학 교실'(감독 손태웅, 제작 에그필름-청어람)은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의학 미스터리 공포영화. 한국영화에선 보기 어려웠던 살을 가르고 베는 하드고어적 요소가 눈길을 끈다. 미국 공포영화의 주요 장르인 슬래셔 무비의 특성을 한국식으로 옮겼다. 피와 살, 시체 등이 전달하는 리얼한 잔인함이 새로운 공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흑기사는 없다
7월 중순 개봉할 예정인 '므이'(감독 김태경, 제작 빌리픽쳐스)는 영화의 대부분을 베트남에서 촬영한 공포영화. 베트남의 이국적 배경과 소재가 새롭다. 베트남의 울창한 숲과 그 속에 숨겨진 동굴은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의 대상이 된다. '므이'는 남자 없이 여자들이 베트남 스타일의 공포와 맞서야 한다는 것도 특징. 보통 공포영화에서 희생의 대상이거나 여주인공을 지켜주는 남자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엔 등장하지 않는다.
★일제시대의 공포
8월에 개봉하는 '기담'(감독 정식 정범식, 제작 영화사 도로시)은 1942년 일제시대의 한 서양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공포영화. 일제시대는 한국 공포영화의 좋은 소재이지만 그동안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다. '기담'은 완벽하게 일제시대와 병원을 복원해 시대의 암울함과 과거의 그리움이 동시에 서려있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