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닭공예품 다 모였네

“무섭고 징그럽게만 여겼는데 닭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어요.” 10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 닭 문화관. 세계 각국의 닭 공예품을 살펴보던 관람객들 사이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이탈리아·대만·영국·프랑스·독일·인도네시아 등에서 가져온 닭 공예품들이 저마다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닭 모양의 도자기를 비롯해 벼루·먹·다리미·장신구·그림 등 종류도 가지가지. 건물 전체가 닭과 관련된 온갖 물건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독특한 사설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남다른 취미와 수집광을 지닌 개인이 소장하던 물건들을 주로 전시하는데, 각 분야의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서울 닭 문화관

작년 12월 국내 처음으로 닭을 주제로 문을 연 사설박물관이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재작년 정년 퇴임한 김초강(67) 관장이 사재를 털어 마련했다. 전 세계의 닭 공예·미술품 300여점을 살펴볼 수 있다. 김 관장이 20여년 동안 모은 소장품만 3000점이 넘지만, 장소가 비좁아 계절별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김 관장은 “오랜 세월 인간과 함께하며 다양한 예술로도 승화된 닭 공예품들에 관심이 많았다”며 “때묻은 공예품들을 함께 보며 그 속에 감추어진 뜻풀이를 해보는 만남의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카페겸 상설전시장으로 쓰이는 문화관 1층은 찻잔부터 스탠드까지 온통 닭 공예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꼭두닭과 민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목인박물관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목인박물관에서는 사람의 형상을 나무로 깎아 만든 목인(木人·나무인형)을 만날 수 있다. 쟁기질하는 농부에서부터 양복을 차려 입은 신사까지 다양한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무인형을 통해 목수의 숨결과 시대별 역사와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양한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1층 목인갤러리와 조각과 정원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옥상 카페도 유명하다.

◆가회박물관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에 자리잡은 가회박물관은 선조들의 삶이 담긴 민화 250여 점과 부적 750여 점 등을 전시하고 있다. 산수도, 화조도, 민화 등 전통 그림과 호랑이 수염·이빨, 잉어 자물통 등 부적 역할을 했던 물건들도 많다. 통일신라시대 인면와(人面瓦), 귀면와(鬼面瓦) 등 기와를 직접 탁본하거나 부적을 찍어보는 체험코너도 있다.

◆쇳대박물관

대학로에 있는 쇳대박물관은 전통 자물쇠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독특한 자물쇠를 전시하고 있다. 물고기형·용형·거북형 자물쇠 등 다양한 옛 자물쇠뿐 아니라 빗장·열쇠패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조선시대 목 가구에 쓰인 각종 자물쇠 함(函), 궤(櫃), 인장함(印章函), 영정함 등과 아프리카·티벳·유럽 등 각국의 자물쇠도 비교 전시되고 있다.

◆옹기민속박물관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옹기민속박물관엔 곡식·젓갈·김치 등을 보관하던 전통 옹기가 가득하다. 식생활 옹기 외에도 거름통·요강·화로·굴뚝 등 주거 생활용 옹기와 신주단지 등 신앙용 옹기도 볼 수 있다. 나무·짚풀·종이·금속공예 등 민속 생활용품과 낫·쟁이 같은 다양한 농기구, 석탑·석등·맷돌 등도 모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