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한 여름 서늘한 공포로 다가온다.
'므이'(감독 김태경)에 대한 기대감이 안팎으로 높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있는 조안의 오묘한 표정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여고괴담 3'의 호러퀸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조안. 반짝이는 눈엔 총기가 넘친다. 일찍이 데뷔(2000년)했기 때문일까. 녹록치않은 프로근성이 느껴진다.
'므이'는 조안에게 사실상 첫 주연작이다. 2003년 '첫사랑'(KBS)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당시는 신성우 등 선배들과 짐을 나눠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다.
더욱이 전체 촬영분의 80%가 베트남에서 진행됐다. 큰 딸의 장기 해외 체류를 부모님이 적극 찬성하지는 않으셨을 듯.
"감기에 잘 걸리는 편이에요. 잔병치레를 하는 딸이 이역만리에서 고생할 게 걱정되셨나 봐요."
고운 외모와 달리 하드 고어 영화까지 즐기는 그는 웬만한 공포 영화와 만화는 다 섭렵했다. 이토 준지의 '소용돌이' '기름'쯤은 가볍게 즐긴다.
또한 김태경 감독의 열성팬. 김 감독의 전작인 '령'의 극장 개봉 당시 너무나 재미있어 두번이나 봤다. 이후 집에서 공포영화라면 질색인 엄마까지 붙들어놓고 복습까지 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한 눈에 반했어요. 욕심이 났죠."
전설 속 초상화를 둘러싼 공포를 담아낸 이 영화에서 조안은 소설가 윤희 역을 맡았다. 베트남에 있는 친구 서연이 들려준 '므이'의 전설에 매료돼 혈혈단신 베트남으로 떠난다.
따라서 영화의 주 촬영지는 베트남의 달랏, 다낭, 호이안 등. 석달 여의 베트남 촬영 기간 동안 딱 한번 한국 나들이를 했다. 촬영 말미엔 바이러스에 감염돼 고열에 시달리기도.
건기인데도 쉴새 없이 비가 내리는 이상기후 때문에 모두 애를 먹었다. 예정대로 촬영이 진행된 날이 오히려 없었을 정도. 현지 상황에 따라 촬영 일정이 수시로 변했다. 오토바이 등 베트남의 주요 교통수단이 빚어내는 소음때문에 고생했다. 잔뜩 무서운 표정을 짓고 감정 몰입을 하려는 순간,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에 웃음을 터뜨려야 했다.
그러나 조안은 상황에 따라 카메라 앞에서 연기 색깔을 조절하는 순발력을 과시. 세살 아래인 차예련과 좋은 호흡을 이끌어내 제작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공포 마니아인 조안이 반한 영화 '므이'는 다음달 19일 관객들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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