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지뢰밭

〈제10보〉(141~173)=안달훈은 올해 바둑리그에서 와일드 카드로 제일화재 팀에 선발됐다. 시드 배정을 못 받고 예선에도 떨어졌다는 뜻. 그러나 6지명자 안달훈은 대회가 시작되자 Kixx와 2대2 상황에서 최종전을 장식, 팀의 첫 승을 이끈 데 이어 대 신성건설 전 때는 적장(敵將) 조한승을 눕혔다. 소속 팀은 그 과정에서 연속 3대2 승으로 선두권에 올랐으니 안달훈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던 셈. 고비 때 힘을 쓰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다.

 

141의 끊음이 예리하다. 142로 144면 흑 ‘가’의 끝내기가 아프다. 하지만 142엔 다시 143 붙임이 준비한 맥점이었다. 웬 떡이냐며 참고도 백 1로 젖혔다간 흑에게 2, 4를 당해 순식간에 파멸이다. 그러나 흑 한 점을 들어냄으로써 백도 148, 150의 선수 2집 끝내기를 해치우는 즐거움이 뒤따랐다.

156까지 중앙 집을 최대한 지킨 상황에서 형세는 미세하게 흑 우세란 진단. 157은 흑의 선수 권리다. 164를 생략했다간 그 자리를 흑에게 당해 ‘오궁도화’로 잡힌다. 근소하나마 흑 승이 눈에 보인다는 중론인데, 이 순간 문제의 173이 터지면서 승부는 또 한번 뜻밖의 회오리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