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거나 다르거나 ‘썸걸즈’ 대 ‘싱글즈’

지금 동숭아트센터 꼭대기 층에서 공연 중인 연극 ‘썸걸즈’(Some Girls)와 지하 동숭홀로 들어간 뮤지컬 ‘싱글즈’(Singles)는 비교 대상이다. 제목 발음이나 공연장은 비슷해도 내용은 다르다. ‘썸걸즈’는 결혼을 앞둔 남자가 과거에 도망치듯 헤어졌던 여자 4명을 차례로 만나는 이야기고, ‘싱글즈’엔 당당한 싱글 라이프가 담겨 있다.

지난 8일 개막한 ‘썸걸즈’는 사랑하는 남녀의 여러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순진해서 답답한 첫 번째 여자(남자 속마음은 ‘이제 싫증난다’), 섹시한 것이 전부인 두 번째 여자(‘너와는 잠만 자고 싶다’), 너무 지적이라 겁나는 세 번째 여자(‘정말 사랑하지만…’), 선배의 부인으로 마음이 끌렸던 네 번째 여자(‘책임지고 싶진 않다’)…. 다시 만난 여자들은 눈물 짜고 유혹하고 뺨을 후려치는 등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마지막 반전까지, 설정만큼 내용도 유쾌한 연극이다. 하지만 순간의 즐거움 이상은 없다. 남자 역으로는 이석준·최덕문이 번갈아 출연하고 정재은·정수영·우현주·박호영이 네 여자를 맡는다. (02)766-6007

8월 12일까지 공연하는 ‘싱글즈’는 장진영·엄정화가 주연한 영화가 원작이다. 뮤지컬은 발랄한 공주병 환자 나난, ‘작업’에 통달한 수헌, 낭만주의자 정준, 화끈한 동미 등 네 남녀의 이야기를 고르게 다룬다.

‘뮤직 인 마이 하트’를 연출한 성재준의 경쾌한 감각이 기대된다. 가수 이현우를 무대로 불러냈고, 오나라 백민정 김도현 등이 출연한다. (02)764-8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