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유선. 그녀를 보면 '색깔'이 참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직접 만나본 유선의 모습은 이같은 선입견과 딱 절반 정도만 일치했다. 외모? 화면보다 훨씬 부드럽다. 차분한 말투 역시 조리가 있으면서도 딱딱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공포 스릴러 영화 '검은집'(감독 신태라, 제작 CJ엔터테인먼트ㆍ21일 개봉 예정)에서 자신의 색깔과 에너지를 제대로 발산해 보인다.
-세번째 공포영화인데…. 공포를 좋아하시나 봐요.
▶절~대 아녜요. 언제나 장르가 아니라 캐릭터를 보고 작품을 선택해요. '4인용 식탁'같은 경우 영화는 공포 장르였지만, 제 캐릭터는 공포와 거리가 멀었구요, '가발'에서는 말 못하는 사람 역할이 너무나 끌렸어요. '검은집'에서도 '신이화'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에 끌렸어요. 그런데 저 실제로는 무서움 많이 타요.
-'신이화'가 도대체 어떤 캐릭터이길래 그렇게 매력적인가요.
▶글쎄요. 이거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서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아무튼 공포의 근원이 되는 존재라고나 할까. 제가 겁을 주게 돼요. 그러니까 꼭 보러 오세요.
-무서움을 많이 탄다면서, 공포 영화는 어떻게 찍습니까.
▶오히려 찍다 보면 둔감해져요. 일단 많은 스태프 분들이 함께 계시고, 준비 시간이 길다보니 더미(시체 모형)나 소품 등을 늘 접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익숙해지는 거죠. 공포영화, 겁 많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배우'인데, 서늘하고 무서운 역을 맡기가 꺼림칙하지 않나요.
▶제가 '검은집'에 출연한다고 하니까 '그래가지고 시집이나 제대로 가겠느냐'고 농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하지만 저는 이미지보다 '배우'로서 연기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나 맡고 싶던 역할인 만큼 절대 후회는 없습니다.
-이미지 말이 나온 김에…, 그동안 딱 부러진 이미지가 강했잖아요.
▶제가 생긴 게 좀 쌀쌀맞게 생겼나봐요. 게다가 출발부터가 좀 그랬어요. 데뷔작이었던 드라마 '그 햇살이 나에게'에서는 악역을 맡았고, 다음 작품 '대망'에서는 여검객으로 나왔거든요. 나름대로 '태양의 남쪽' '독신천하' 등의 드라마에서는 '말랑말랑한' 역도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다음 작품에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거나 시청률이 너무 낮았어요.
-상대역인 황정민과의 호흡은 어땠어요.
▶(황)정민 선배는 연극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냈는데 함께 연기를 하긴 이번이 처음이죠. 함께 연기를 해 보니 뭐랄까. '역시 인정받는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만 챙기지 않고 영화 전체에 대해 고민하는 열정과 책임감이 너무나 본받을 만 했습니다. 정민 선배가 걸어가는 길은 저에게 그야말로 동경의 대상이죠. 저도 꼭 그렇게 돼야겠다는….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같은 역할요. 정말 그 영화를 보고 난 후 며칠동안 제대로 잠을 못 이뤘어요. 저는 이상하게 '임팩트'가 강한 역할에 끌리더라구요. 물론, 예쁘고 사랑스런 여자 역할도 한번 쯤은 해보고 싶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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