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비만 부부에 대해 입양 금지조치를 내린 데 대해 호주 사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들 아시아 국가부터 많은 아기들을 입양하고 있는 호주의 입양 단체들은 뚱뚱한 사람들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는 말이냐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일부는 그 같은 제한을 두게 된 사정을 이해해야한다며 이들을 타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호주 신문들은 18일 한국, 대만, 중국 정부가 자국 출신 아기들이 가장 안정되고 균형 잡힌 환경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만 부부들에 대해 입양을 금지한다고 밝혔다면서 이에 대한 호주내 반응을 소개했다.
신문들은 특히 한국과 대만 정부의 지침을 예로 들면서 체질량지수(BMI)가 30인 부부들은 자격이 안 된다고 밝히고 있고, 중국도 최근 BMI가 40인 부부들에게 비슷한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신문들은 BMI가 30인 사람들도 중국에서 아기를 입양하려면 콜레스테롤이나 당뇨 등 건강진단을 받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호주내 반응은 잘못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입양 지원 단체나 의사들은 BMI가 건강도를 올바르게 나타내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차별적 조치라고 성토하는 목소리들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BMI는 체중을 키로 나누어 계산하는 비만 측정단위로 20~25는 정상, 25~30은 과체중, 30~40은 비만, 40~50은 병적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퀸즐랜드 주 국제 입양가정 협회의 샤론 바이얼리 회장은 BMI를 기준으로 입양 제한 조치를 내림에 따라 호주내 많은 부부들이 가족조차 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뚱뚱한 사람들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들 나라는 자기 나라 아기들을 입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세계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이 원하는 사람들을 골라서 아기를 맡기겠다는 뜻”이라면서 “이들은 정상체중을 가진 부모들이 아기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어 “어쨌든 아기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슬픈 소식”이라면서 그 같은 조치가 아기를 입양하고 싶어하는 많은 부모들에게 체중을 빼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될 수 없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주 한국 친선단체의 스티브 핀겔 회장은 이들 나라에게 제한규정을 둘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할 것이라면서 “입양이라는 위기상황을 경험한 아기들에게 가능하면 가정 안정되고 균형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어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