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種)이 천적에 의해 실제 잡아먹히는 데 따른 개체 감소보다 천적을 피하려는 회피 본능이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열악한 주거환경을 택하거나 생존 자체에 불필요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스코트 페코 교수가 이끄는 미시간 주립대 연구팀이 북미 5대호 가운데 이리호와 미시간호에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 다프니아가 유럽.아시아가 원산지인 포식자 가시물벼룩의 존재로 인한 변화를 관찰한 데서 나왔다.
연구에서 다프니아는 더 깊고 어두운 물속으로 들어가 가시물벼룩의 공격을 피하는 데 성공했으나 낮은 수온으로 인해 수명이 급격히 단축됐고, 다른 개체들은 가시물벼룩이 쉽게 입에 넣지 못하도록 몸의 가시를 키웠으나 이 때문에 이동능력이 저하돼 먹이를 찾는 능력이 크게 줄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다프니아는 종 전체로 봤을 때 기존 환경하에서 가시물벼룩의 먹이가 되는 것보다 10배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5대호 연구센터의 데이빗 버넬 연구원은 “다프니아 종이 뚜렷하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며 “만약 그렇다면 치어들의 주요한 영양 공급원인 다프니아 감소로 인해 먹이사슬의 변화가 감지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 이번 연구결과는 포식자와 먹잇감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다른 연구진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애리조나 소재 연구소의 토드 애트우드 연구원은 “늑대가 사슴의 일종인 엘크의 주거지역에 나타나면 엘크는 개활지를 피해 숲으로 들어가게 되며 이로 인해 쿠거(퓨마)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페코 교수의 연구가 이 연구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트래버스<美 미시간 주>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