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설정목표 7개 체스와의 충돌은 없을 것”

바둑은 지난 달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이란 숙원을 이뤘지만 앞날은 첩첩 산중이다. 지난 해 한국 주도로 창설된 아시아바둑연맹(AGF)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및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와의 본격 대화 창구를 아직 열지 못한 상황이고, 국내서조차 전국체전 전시종목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0년 아시안게임 입성(入城) 준비 작업에 막 착수한 조건호(사진) AGF 및 대한바둑협회 회장을 만나 현안을 정리해 봤다. 작년 가을부터 AGF를 이끌고 있는 그는 현재 프라임 그룹 상임 고문 직도 맡고 있으며 아마 5단의 바둑 고수다.

ㅡ팬들 입장에선 바둑 경기의 메달 수, 경기 방식, 규칙 등 모든 것이 궁금하다. 이런 문제들이 결정되기까지 어떤 행정 단계들을 거쳐야 하나.

“우선 AGF가 OCA에 가입을 해야 하는데 절차적으로 까다롭지 않으리란 게 대한체육회의 설명이다. 그런 뒤 OCA 및 광저우 조직위와 종목별 세부 내용을 논의하게 된다. 17일 전주서 열린 AGF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자국 NOC(국가올림픽위원회) 가입을 서둘기로 뜻을 모았고 매년 6, 10월 한국에 모여 전략을 짜기로 했다. 5국 실무위원회도 결성했다.”

ㅡ바둑은 일본이 주도하는 IGF(국제바둑연맹)가 작년 4월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에 가입하면서 비로소 정식 스포츠의 일원이 됐었다. 일본과 중국 등 핵심국들이 아직 AGF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일본과는 지난 5월 말 도쿄에서 IGF 책임자급 인사를 만나 조율했다. IGF는 대한바둑협회를 특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일본기원도 아마바둑협회를 별도로 신설해 AGF에 가입시킨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이번 전주 AGF회의에서 5국 실무위원회 멤버로 들어왔다.”

ㅡ바둑의 광저우 대회 입성이 체스의 세부 종목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대목이 꺼림칙하다. 세계체스연맹과 영토 다툼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은 없나?

“광저우 조직위는 최대의 아시안게임이 목표이며 바둑의 정식종목 진입도 그런 맥락으로 이뤄졌다. 체스에 걸릴 금메달 수(2006년 도하 대회 때는 3개)와 상관없이 바둑만의 영역 구축이 가능하리라 본다. 바둑과 체스는 함께 IMSA(세계마인드스포츠협회)에 속한 협조적 관계다.”

ㅡ총 몇 개 세부종목(메달)을 목표로 하나.

“광저우 아시안 게임 총 메달 수는 대회 2년 전인 2008년 OCA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남자 개인, 여자 개인, 남녀 페어, 남자 단체, 여자 단체 등 5개 세부종목이 1차 목표다. 나아가 남녀 페어 2개 종목 포함 7개의 금메달이 걸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ㅡ가장 기본적 요건인 경기 규칙부터 동양 3국이 제 각각이다. 또 재정 문제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해결 방안은?

“경기 규칙 문제 역시 OCA 및 조직위와의 토의를 통해 확정된다. 개최국 룰로 치러지는 현재 프로 국제대회 방식이 원용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적으론 아시안게임 파견 종목이 되면서 선수 선발, 훈련과 관련된 보조를 받게 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ㅡ바둑의 국제화 전망은?

“아시아연맹은 아직 16국에 불과해 세력이 약한 게 사실이다. 서남아권 보급에 주력해 30여국까지 올리도록 힘을 쏟겠다. 마침 2014년 아시안게임이 인천으로 결정된 것이 바둑으로선 큰 호재다. 이번 광저우 대회에서 완벽한 기틀을 마련해 인천대회까지 이어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