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美風)… 미술경매회사 줄줄이 문 열어

미술시장 호황을 타고 미술경매회사가 줄지어 생겨나고 있다. 이미 있는 서울옥션, K옥션, 한국미술품경매에 이어 올해 초에만 새 회사가 3곳 더 생겼고, 앞으로 출범을 목표로 준비중인 곳도 최소한 2곳 이상이다.

새 경매회사인 D옥션(디오리지날 옥션)은 9월 4일 한국과 해외 근현대미술품 200여 점으로 첫 경매를 한다고 18일 밝혔다. 가구 수입·판매업체인 엠포리아의 정연석(54) 대표가 100% 출자해 만든 회사다. D옥션측은 “김종학·이대원 등 국내 유명작가와 중국 장샤오강 등 해외 유명작가가 첫 경매에 나온다. 점차적으로 가구 수입사업은 줄여가고 경매사업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박영덕 화랑 등 화랑 5개가 공동 출자한 회사인 한국미술투자㈜도 경매회사를 만들기 위해 구상 중이다.

특히 지방에 발판을 둔 경매회사들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이달 1일 전주에서는 A옥션(Ace Art Auction)이 첫 경매를 했다. 전주 솔화랑의 서정만(51) 대표가 60%를 출자해 만든 회사로 7월 27일 전주 리베라 호텔에서 두 번째 경매를 연다. 연회비가 5만원으로 서울옥션이나 K옥션의 절반이고 출품작가 중 20% 정도가 박남재, 하반영, 김영창, 천칠봉, 진환 등 전북 출신의 작가들이다. 서 대표는 “서울에 있는 경매에서 전북 출신 작가들이 배제되는 것이 아쉬워 만들었으며, 점차 지역작가의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도 대구 MBC가 K옥션과 협력해 8월 28일 ‘옥션M’이라는 미술경매를 연다. 대구 MBC 문화사업부 서영진 팀장은 “대중적 미술시장 형태인 경매로 대구지역 미술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건설업체 힐코리아는 온라인으로만 하는 경매회사인 ‘아르바자’를 8월초에 연다고 밝혔다. 힐코리아 전기열(53) 대표는 “온라인 경매로서 신뢰를 높이고 기존 경매회사와 차별을 두기 위해 작고작가의 경우 작품을 소장자에게서 위탁 받지 않고 100% 우리 회사측이 직접 구입해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회사 두 곳에 집중된 미술경매가 다변화하는 것을 환영하면서도 아직 시장이 좁은 국내상황에서 자칫 ‘부실경매’가 생길 것을 우려한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미술평론)는 “경매가 더욱 경쟁체제로 가고 지역경매가 활성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작품의 질과 경매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활성화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 경매회사의 대표들도 좋은 작품 조달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경매회사가 모두 8곳이고 그중 1위인 신와옥션과 2위인 마이니치옥션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