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스타트

〈제1보〉(1~21)=매년 LG배가 시작될 무렵이면 가슴이 뛴다. 세계 최고의 ‘바둑 귀신’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32명이나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골프에 비유하자면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짐 퓨릭, 필 미켈슨, 비제이 싱, 가르시아…등 당대 최고 거장들이 한곳에서 자웅을 겨루는 격이다.

 

바둑 최고수들은 언제쯤 스타 골퍼들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그들의 수입과 어깨를 견주는 날은 올까. 쓸데없는 상념에 빠져 있다가 입회인 심종식 六단의 대국 개시 선언에 화들짝 눈을 떴다. 12번째 LG배가 막을 올린 것이다.

한국 목진석 대 중국 펑첸(彭?)의 바둑을 첫 판으로 골랐다. 6이 참신하다. ‘가’로 갈라치라는 ‘교과서’의 가르침을 과감히 무시했다. 6집 반의 덤은 과연 큰 모양이다. 7도 ‘상식 파괴’적 한 수. ‘나’로 벌리거나 걸치더라도 반대쪽인 8이 옳다고 돼 있다. 흑 9 때 14로 받아도 좋건만 8분 만에 10으로 붙였다. ‘전투 모드’다.

11로 ‘다’에 젖히는 정석은 요즘 뜸하다. 참고도가 예상되는데, 백은 ‘라’에 붙여 축머리로 활용할 수 있다. 20까지 유행 정석이 일단락되자 21. 그렇다면 다음 백의 방향은 뻔하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