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초반의 후회

〈제2보〉(21~32)=‘괴동(怪童)’이란 애칭과 함께 만천하 바둑 팬들의 사랑을 받던 ‘천재 꼬마’ 목진석이 어느새 27세의 헌헌장부로 성장했다. 위쪽으로 이창호 중심의 30대 선배들, 아래쪽으론 이세돌로 대표되는 20세 전후 후배들을 잇는 ‘청장년 그룹 링커’쯤 되는 존재. 그는 7년 전인 2000년 바둑왕전에서 우승, 우리 바둑계의 몇 명 안 되는 타이틀 획득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다.

 

하변과 우변은 맞보기. 21을 내준 마당에 22는 필쟁의 요소다. 23이 또 한 번 독특했다. 다른 기사였다면 십중팔구 ‘가’로 소위 ‘양날개’를 폈을 것이다. 24는 25쪽에서 걸치고 흑24 때 ‘나’로 터를 잡는 진행이 예상됐으나 빗나갔다. 두 기사 모두 오늘은 마음껏 자유분방한 바둑을 두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27 이하 30까지는 흑의 권리. 그런 뒤 31로 육박, 갑자기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 순간 문제의 32가 떨어졌다. 백이 꽤 오래 고전하는 원인이 된 한 수. 목진석 스스로 국후 “참고도처럼 유연하게 두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여기서 흑의 반발 수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