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보복 폭격

〈제3보〉(33~47)=펑첸(彭?)은 85년 생으로 박영훈 최철한 원성진과 동갑인 ‘중국판 송아지’ 기사. 2002년 중국 신인왕에 오르며 장래를 촉망 받았으나 그 후 기대만큼 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내형’ 실리 기풍에 섬세한 끝내기도 겸비, 한 때 ‘작은 이창호’란 별명까지 얻었었다. 96년 제13회 세계청소년선수권 주니어부서 박영훈 천스위엔(陳詩淵)에 이어 3위를 차지한 경력도 있다.

백 △는 다소 무리한 수. 펑첸은 흠칫하더니 33, 35로 두텁게 정비한다. 36에 이 바둑 최장인 22분이 소요된 것은 백도 상당히 고심했다는 방증. 37로는 참고 1도처럼 즉각 움직여야 했다. “옹색한 듯 해도 양쪽 백이 모두 못 살아 있다”는 게 최규병 九단의 지적. 어떻든 이 약점은 두고두고 백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39 이하 44까지도 ‘작은 이창호’답게 두터운 처리. 그런 뒤 45로 보복 폭격(?)을 결행한다. 상변의 부담 때문에 백이 편하게 싸울 수 없다는 게 흑의 계산이다. 46으로 틀을 잡을 때 47도 정수. 참고 2도 1에 두어 6의 넘는 맛을 남길 순 없다. 중반전이 무르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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