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고육지책

〈제4보〉(48~59)=목진석은 만 세 살 때 숫자를, 네 살이 채 안돼 한글을 깨우쳤다는 천재형 기사. 네 살 나이에 너무 어려 못 받겠다는 동네 바둑교실 원장에게 사정해 어렵게 바둑을 시작했다. 1년 만에 어린이 대회 8강에 오르더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전국 꼬마 챔피언이 된다. 프로가 된 것은 만 14세 때. 이 역시 당시로선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빠른 입단 기록이었다. 48은 필쟁의 요소. 흑이 꼬부린 49도 공격의 급소다. 51로는 54의 헤딩도 있으나 지금은 참고 1도 10 이후 양쪽 흑이 못 살아있어 택할 수 없다(8…3). 52때 53도 정수. 눈 딱 감고 참고 2도 1로 챙기면 5까지 변화가 이뤄지는데, 훗날 백 A의 뒷맛이 발동할 수 있다. 결국 55까지는 정석화된 틀.

백은 상변에 약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우변까지 분단되면 매우 괴로워진다. 56은 일단 우변을 어떻게든 연결해보려는 ‘기발한 고육지책’이었다. 흑도 승부처라고 판단했는지 여기서 10분의 숙고를 거쳐 일단 57로 밀고 나간다. 하지만 노타임으로 둔 59는 생각이 좀 짧았다. 어떤 수가 있었는지 다음 보에서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