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에서 노장과 여류는 20대 청년 그룹에 밀려난 양대 ‘비주류’로 꼽혀왔다. 그렇다면 두 ‘비주류 집단’끼리 맞붙는다면 어느 쪽이 우세할까. 양쪽 정예 12명의 단체 연승전으로 치른 제1기 지지옥션배는 “여류 쪽이 세다”는 결론과 함께 21일 막을 내렸다. 총 22국을 치른 결과 여성 팀은 주장 루이나이웨이 카드는 꺼내지도 않은 채 12승 10패로 완승했다.
만 45세 이상으로 구성된 남성 시니어 팀은 여류 팀이 8명이나 남은 상황에서 주장 조훈현에게 마지막 바통을 넘길 만큼 무기력했다. 대회는 중반 이후 마치 ‘조훈현 대(對) 여류 8번기’ 같은 분위기로 변했다. 조훈현을 뺀 나머지 선수 11명이 단 4승에 그치고도 팀의 우승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지친 조훈현은 결국 일곱 번째 장벽(박지은) 앞에서 쓰러졌다.
후원사인 지지옥션은 대국자들이 사인한 바둑판 22조 및 국수(國手) 10인의 손 모형을 26일부터 홈페이지(
www.ggi.co.kr)를 통해 경매에 부칠 예정.
수익금은 전액 형편이 어려운 한국기원 연구생 및 신체 장애인들을 위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