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무비 '해부학교실' 헤로인 한지민

이래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했나 보다. 왠지 얌전하고 도도할 것만 같은 영화배우 한지민. 그러나 '외모로만 사람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옛 말을 떠올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거침이 없었다. ''연예가 중계' MC는 참 얌전하게 보고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 한데 그녀의 성격이 원래부터 이처럼 활달한 건 아니었단다. "고1때부터 연예인 생활을 했어요. 겁도 많이 났고, 처음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그러다 생각을 바꿨죠. 적어도 겉으로라도 털털하게 웃으면서 다니자구요. 그랬더니 성격이 바뀌던데요?"

영화 '해부학교실'(감독 손태웅, 제작 청어람-에그필름)은 그녀의 첫 공포영화 도전작이다. 아직 개봉일까지 시간이 좀 있지만, 포스터부터 시선을 끌고 있다. '해부학교실'의 메인 포스터에는 목이 잘려진 채 실습용기에 담겨진 한지민의 모습이 실려 있다. 늘 '변신'을 이야기하는 게 배우들이지만, 여배우에게 '망가짐'은 쉽지 않은 선택. 하물며 아리따운 얼굴이 끔찍한 모습으로 노출된다는 건 인간인 이상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한데 한지민의 반응은 너무나 태연자약, 오히려 무섭게 나왔다는 말에 한층 고무된 표정이었다.

"아, 포스터요? 진짜 무섭게 나왔죠? 그래서 드라마('경성스캔들') 촬영팀 버스에도 포스터를 한 장씩 붙일까 생각 중이예요." 기자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머릿속에 자꾸 떠오를 것 같다"고 하자 "사무실에 한 몇 장 붙이고 갈까요?"라며 애교 섞인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겁이 별로 없는 성격 탓에 공포영화라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단다. 쥐와 바퀴벌레가 조금 싫긴 하지만, 이 세상에서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녀를 놀래킬 만한 게 별로 없다. "태국에 여행 갔을 때 일인데요, 너무 신기해서 1달러를 주고 뱀과 사진을 찍은 적이 있어요. 또 한 번은 코끼리 발로 엉덩이 마사지를 받기도 했는데 살~짝 아프긴 하더라구요." 정말 겁없는 아가씨다.

하지만 이처럼 당돌한 처녀 한지민도 요즘은 가위 때문에 잠을 설치는 기이한 경험을 하고 있다. 단 한 번도 개봉을 앞두고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는데 최근 들어서는 자주 가위에 눌린단다.

"보약이라도 지어 먹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걱정스런 기자가 한마디 했더니 글쎄 이 명랑 아가씨의 답변이 걸작이다. "귀신을 보면 흥행에 성공한다잖아요. 그런데 가위에만 눌리면 눈이 안 떠지니 안타까울 따름이죠."

겁없는 주연배우가 '무섭다'고 강추한 '해부학교실'은 다음 달 12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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