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유물] 아름답고도 무서운 위용 내뿜어

요즘도 심심치 않게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도굴은 그 역사가 매우 길다. 보물을 얻기 위하여, 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혹은 개인적인 원한을 풀기 위하여 숱한 무덤이 파헤쳐졌다. 중국에서는 왕조의 흥망성쇠에 따라 많은 무덤들이 도굴당했고, 지배자들은 자신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 중의 하나가 무시무시한 무덤 지킴이를 만들어 입구에 세워 두는 것이었다. 인간의 형태를 갖추었을 때는 진묘용, 짐승일 때는 진묘수라고 불린 이들은 인간에 의한 도굴만이 아니라 고인의 영면을 방해할 수 있는 그 어떤 사악한 기운도 무덤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그들은 흙으로 빚어지기도 하고, 돌로 조각되기도 하고 때로는 나무로 만들어진다.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진묘수는 돌을 깎아 만든 짐승 모양이다. 중국의 진묘수는 당나라, 그 중에서도 성당기(서기 684~757년)에 전성기를 맞이한다.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무섭고 소름끼치는 무덤 지킴이가 많이 제작되었는데 불교의 영향으로 예전에 없던 천왕이 자주 등장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30여개의 나무조각을 조립하여 형체를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칠한 특이한 것이다. 1300년의 긴 세월 동안 썩지 않고 이렇게 완벽하게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투르판의 건조한 기후 덕분이다. 벌거벗은 흉측한 악귀를 육중한 오른 발로 짓누르는 천왕의 위용을 잠시라도 본다면 어떤 도굴꾼이 감히 무덤에 손을 댈 수 있을까? 오전 10시~오후 8시(입장 마감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관. 성인 1만원, 청소년(중·고생) 8000원, 어린이(만 4세 이상) 6000원. (02)736-96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