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경악의 일착

〈제7보〉(89~99)=목진석 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팔방미인’이다. 중국어 실력은 중국 사람보다 더 잘한다(?)는 말을 들을 만큼 능통하며 영어 회화도 수준급이란 소문. 몇 년 전엔 음반을 내 가수로도 데뷔했다. 컴퓨터도 국내 프로기사들 중 1세대에 속하고, 각종 스포츠 경기에선 뛰어난 운동 신경을 자랑한다. 조물주는 그에게 바둑 타이틀까지 허용했으니 불공평의 극치(?)인 셈.

펑첸은 89로 받았다. 순종적 기풍이 그대로 드러난다. 받아준다면 89가 정수. 이 수로 참고 1도는 활용 당한 모습이고, 참고 2도는 패 맛이 남는다. 93은 보통의 경우 참고 3도 1에 두는 것이 급소지만 지금은 백 2 이후 A와 B를 맞봐 낭패.

백은 맛을 남겨놓고 유유히 94로 회군한다. 당장 참고 4도처럼 귀를 사는 것은 10을 당해 소탐대실이다. 95로 잡혔지만, 94를 선수로 둔 꼴이니 백의 의도는 성공했다. 98까지 우변 백을 정비했을 때 흑 99가 떨어졌다. 눈을 의심케 한 일착. 도대체 이런 행마도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