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공연의 용기있는 ‘첫발’ 스토리·기술은 ‘초보’

새 소리와 물 소리가 섞인다. “땡―땡―” 차오르던 종 소리가 가라앉을 때 별안간 연출가가 무대로 올라왔다. 디지털 퍼포먼스 ‘신타지아’(Syntasia)의 연출을 맡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구본철 교수는 “저희도 생소합니다”로 말문을 열었다. “ ‘공연의 미래는 어떨까’ 자문하며 준비했습니다. 한 무대에 이렇게 디지털 기술을 쏟아 붓고 장기공연을 하기는 세계 최초이기 때문입니다….”

고양문화재단과 KAIST가 공동 제작한 ‘신타지아’가 지난 23일 고양아람누리에서 개막했다. 무용수가 아바타(avatar·가상공간의 캐릭터)와 춤을 추고, 앉은 자리에 따라 체험하는 감정이 다르고, 관객이 휴대전화로 참여해야 완성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공연이다. 그러나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최고 6만원의 표값을 받으며 3주씩 관객을 모시기 위해서는 공연이 더 다듬어져야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관객들은 전개되는 이야기와 디지털 기술이 자신들의 ‘준비된 상상력’을 뛰어넘기를 바라며 공연장에 들어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