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공동 4위

한국 음악이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당초 목표했던 수상 기록을 세우지 못했지만, 한층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선전했다. 지난 30일(한국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폐막한 제13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23)씨가 공동 4위,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23)·신현수(20)씨가 각각 4·5위에 입상했다.

특히 임동혁씨는 지난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수상 거부)와 2005년 쇼팽 콩쿠르 공동 3위에 이어 이른바 ‘3대 콩쿠르’에 모두 입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올해 피아노 부문에서는 우승자를 내지 못했으며, 2위(미로슬라프 쿨티셰프)와 3위(알렉산드르 루반체프), 공동 4위(세르게이 소볼레프) 등 러시아 피아니스트들이 대부분 입상했다.

임동혁씨는 결선 발표 이후 모스크바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4등이라도 줬으니 받아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회 기간 내내, 국내에서는 4만명에 이르는 임동혁씨의 팬 카페 회원들이 콩쿠르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임씨의 연주를 보면서 감상평과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임동혁의 팬카페에는 “너무 자랑스럽고 멋있어요. 저한테는 당신이 1등입니다”라는 격려가 잇달아 올랐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윤소영·신현수씨가 나란히 4·5위에 올랐다. 윤씨와 신씨는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를 사사했다. 김 교수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올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나란히 위촉됐다.

모스크바 현지에서 대회를 지켜본 음악 평론가 장일범씨는 “국내에서 교육받은 음악도들이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내고, 콩쿠르 참가와 입상만이 아니라 심사위원으로 초청받는 수준으로 한국 음악계가 성장했다”고 말했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일본의 마유코 가미오가 우승했으며 2위는 니키타 보리소글렙스키(러시아), 3위는 유리 마누엘라 얀게(독일)에게 각각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