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아저씨 군단'이 때아닌 로봇 사랑에 빠졌다. 개봉 첫 주말 186만 관객을 끌어모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가 도화선이 됐다. 착한 로봇 '오토봇'과 나쁜 로봇 '디셉티콘'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인간 편의 착한 로봇이 승리한다는 단순한 줄거리의 영화에 어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차, 로봇, 그리고 만화 같던 어린 날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극장 나들이에 나서는 한편, 영화 속 로봇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로봇 영화'의 흥행은 관련 로봇 게임의 특수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30대 남성들 "아이 러브 로봇!"
최근 각 포털에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온 로봇의 구입처를 묻는 질문이 잇따르고 있다. 질문자 중 상당수는 어린 시절 조립식 로봇 만들기에 골몰하고, 문방구 진열대 너머 5단 변신 합체 로봇에 군침 흘리던 20~30대 남성층.
미국 해즈브로(Hasbro)사에서 제작, 개발된 '트랜스포머' 완구는 지난달 2일 한국에 출시됐다. '트랜스포머' 완구 국내 유통사인 모컴의 이상호 대리는 "현재 10여개 업체에서 공급 요청이 줄을 잇고 있으며, 특히 극장 현장판매의 경우 어른들의 구매 열기가 뜨겁다. 할인점의 경우에도 성인 구입 비율이 30~40% 이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대리는 어른들이 로봇에 열광하는 이유를 "나이를 불문하고 로봇은 남성들의 영원한 로망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랜스포머' 완구 프로모션을 진행중인 한 쇼핑몰은 "영화 개봉 이후 로봇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다. '트랜스포머' 로봇은 하루 10여개 이상 팔려나가고 있으며 구입자의 80% 이상이 20~30대 남성"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시인사이드 등 동호회 게시판에는 구입한 로봇을 찍어올린 게시물과, 로봇별 변신과정을 찍은 동영상 UCC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로봇 게임도 특수
'트랜스포머' 흥행은 로봇 등 메카닉이 등장하는 온라인 게임 특수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SF 로봇 게임 'RF온라인'의 경우 지난 주말 동시접속자수가 1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수치는 6월 전체 주말 평균 동접자수와 일일 사용자수에 비해서도 1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게임내에서 평소보다 기계 종족인 '아크레시아'와 로봇을 탈 수 있는 '벨라토' 종족을 선택하는 게이머들이 증가했다는 점, 로봇에 대한 관련 질문들이 늘어난 점 등에서 영화 흥행이 게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사인 CCR의 윤석호 대표는 "영화를 통해 눈으로 즐겼던 로봇을 직접 게임으로 접하면서 짜릿한 손맛을 느끼려는 이용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건담' 등 로봇들이 대거 등장하는 'SD건담 캡슐파이터'나 메카닉 FPS게임 '랜드매스'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랜드매스'의 경우 캐릭터들이 영화 속 로봇과 유사한 데다 유도탄을 쏘거나 순간 이동을 빠르게 하는 부스터 시스템이 있는 등 로봇 열풍에 편승할 만한 요소를 갖췄다.
게임 전문가들은 "메카닉이나 로봇 등은 아직 게임에선 낯선 장르이지만, '크로스오버'가 활발히 일어나는 문화 콘텐츠의 특성상 영화가 퍼뜨리는 '로봇 신드롬'이 게임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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