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초읽기 전략론

〈제11보〉(159~185)=“오래 생각하면 누가 못 이겨?” 아마추어들의 대국에서 흔히 오가는 힐난이다. 프로들은 어떨까. 그들도 초읽기 속에서 복잡한 수읽기가 던져지면 정확한 수읽기를 못한 채 진땀을 뺀다. 형세가 불리한데 상대가 시간에 쫓기고 있다면 되도록 어려운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앞서 흑 △로는 ‘가’로 두고 싶다는 지적도 그런 의미였는데 159에서도 똑같은 지적이 나왔다. 무조건 161로 차단하고 볼 장면. 물론 정확하게 응수하면 중앙 백은 잡히지 않는다. 참고 1도와 2도가 해답. 그러나 과연 백이 마지막 1분 안에 실수 없이 이 모든 변화를 읽어낼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실전 159는 중앙 공격엔 뜻이 없고 하중앙에 집 몇 칸 불어나는데 만족한 수. 하지만 168까지 싱겁게 살려주자 덤이 부담되는 형세로 굳어졌다. 169는 최대처. 180도 역끝내기 5집에 상당한다. 185는 선수 4집, 안 받아준다면 후수 7집을 호가한다. 포연이 서서히 걷히면서 종착역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