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색 미녀… 3색 비올라 토크

―강주이(이하 강)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죠. 초등학교 6학년 때쯤 비올라를 켜는 동네 언니와 함께 성당에서 실내악 봉사 활동을 하다가 비올라에 빠져들었어요. 물론 어릴 적엔 섭섭할 때도 있었죠. 사람들이 눈앞에서 비올라를 보면서도 ‘무슨 악기냐’고 물어볼 만큼 몰라줬으니까요.”

―김가영(이하 김) “음악계에서도 악기에 대한 농담 가운데 비올라에 대한 것이 가장 많아요. 화려한 바이올린보다 무겁고 느리고 낮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비올라 연주자들은 ‘나 자신이 알려지기보다는 나를 통해 이 악기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이기적이지 않고 한결 여유가 있어요.”

2. 매력…  단맛·쓴맛 다본듯… 달관한 소리

―강 “듣는 사람에게 가장 듣기 편한 음역을 지니고 있어요. 젊었을 때 피아노나 바이올린처럼 화려한 악기를 좋아하던 애호가들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비올라를 좋아하지요. 브람스와 드보르작 같은 작곡가들이 말년에 비올라 명곡을 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거예요.”

―김 “처음엔 감기에 걸려 코 막힌 소리 같다고 생각했고, 그 점이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사람과 가장 닮은 소리 같아요. 단맛과 쓴맛을 다 본 것 같은 소리, 달관한 소리라고 할까요.”

3. 미래…  곡 갈수록 늘어… 앞길이 구만리

―김 “고전파 시기에 비올라만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은 찾기 힘들어요. 비올라 연주자이기도 했던 파울 힌데미트(1895~1963)가 비올라를 위한 소나타를 집중적으로 쓰면서 독주 악기로 가능성을 개척했죠.”

―강 “힌데미트와 바르토크(1881~1945), 레베카 클라크(1886~1979)까지 비올라 곡은 갈수록 늘고 있어요. 어쩌면 피아노·바이올린 곡은 이미 너무나 많기에 작곡가들이 비올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최근 젊은 비올라 연주자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 악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비올라는 ‘현재 진행형’ ‘미래 예시형’인 악기예요.”

▶강주이 비올라 독주회 5일 오후 8시, 김가영 독주회 12일 오후 8시. 장소 금호아트홀. 전석 3만원. (02)6303-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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