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종합 테스트

〈총보〉(1~206)=206수 이후 최선의 진행을 예상한 것이 참고도. 흑이 반면(盤面)으로 2~3집 앞설 뿐이어서 덤은 도저히 낼 수 없다. 시종일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한 역전보(力戰譜). 동시에 형세판단과 기세의 중요성, 진퇴(進退)의 타이밍 등과 관련해 많은 것을 일깨워 준 한판이었다. 일종의 ‘종합 테스트’였다고나 할까.

초반 32는 지나친 의욕으로 계속 부담이 됐건만 흑은 전혀 추궁하지 않았다. 형세를 오판했다는 얘기. 56부터 64까지 상변을 타개해선 백이 앞섰으나 다시 76, 78로 과속을 범했다. 흑도 79의 맥점으로 힘겹게 우세를 되찾더니 또다시 99란 대완착을 범하며 무너졌다. 124가 결정타. 151 이후의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며 백의 승리가 확정됐다.

목진석은 그러나 2회전서 일본 최강자 장쉬를 만나 분패, 탈락했다. 목진석과 장쉬는 1980년 1월 20일 같은 날 태어난 기연을 갖고 있다. 목진석이 올해 쾌조의 기세를 되살려 다음 기회에 반드시 설욕할 것을 기대한다. (206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