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젠 음악의 도시를 향해…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해서 쓰라린 고통을 받았다.”

매년 8월 강원도의 여름을 수놓는 대관령 국제 음악제의 기자회견 자리는 조금 숙연했다.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이면서 세계적 실내악단인 세종솔로이스츠를 이끌고 있는 예술 감독 강효 교수<사진>는 “고통은 컸지만, 평창을 세계적인 문화 명소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대관령 국제 음악제는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9일 말했다.

추진위원장인 신수정 서울대 음대 학장도 “평창의 아픔을 딛고 음악제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3~26일 강원도 평창·용평 일대에서 제4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가 열린다. 지난해 강원 지역의 수재(水災)로 음악 학교가 취소되고 콘서트 행사가 대폭 축소되는 아픔을 딛고, 올해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바흐·베토벤·드뷔시·쇤베르크 등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고, 대만 출신의 작곡가 고든 친의 ‘성악과 현을 위한 하이쿠’를 세계 초연하는 등 현대 작품에 공을 들였다.

고든 친의 곡은 지난해 세계적 음반사 EMI를 통해 데뷔 음반을 발표한 소프라노 유현아와 세종솔로이스츠가 다음달 17일 연주한다.

영화 ‘와호장룡’의 음악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작곡가 탄둔의 ‘비가, 6월의 눈’도 다음달 11일 아시아 초연한다.

올해 음악제 기간에는 세계적 첼리스트 알도 파리소가 쾌척한 기금을 바탕으로 제정한 ‘제1회 알도 파리소 첼로 콩쿠르’가 다음달 3~6일 열린다. 우승 상금은 3만 달러이며 미국 카네기홀의 와일 리사이틀 홀(268석)에서 연주회와 함께 세종솔로이스츠와의 협연 등 다양한 연주 기회를 마련해준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김지연·백주영·다케자와 교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첼리스트 지안 왕·정명화, 지휘자 함신익 등이 올해 음악제에 참여한다. (02)584-5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