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영화 속으로 첨벙!

영화 속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유럽 거장 감독들의 작품과 할리우드 고전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보자. 10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필름포럼 극장에서 개최될 ‘3인의 거장전’(www.filmforum.co.kr)에 우선 눈길을 끈다. 포르투갈의 ‘국보급 감독’으로 꼽히는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Oliveira)와 프랑스 영화계의 보석 아르노 데플레생(Desplechin), 오스트리아 출신 미카엘 하네케(Haneke) 등 평소 만나기 힘든 유럽 거장들의 대표작 8편이 선보일 예정이다.

1908년생인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는 100살이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작품세계에 집중하며 인간의 삶과 죽음, 역사의 기원과 종말 등을 심도 있게 조명하는 인물이다. 이번에 소개될 영화 중 하나인 ‘불안’(1998)은 부조리극, 멜로드라마와 판타지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세 이야기를 묶었다. 또 라파예트 부인이 쓴 17세기 소설 ‘클레브 공작 부인’을 현대적으로 옮긴 ‘편지’와 죽음과 불가피하게 타협하는 인간을 그린 ‘나는 집으로 간다’ 등이 소개된다.

아르노 데플레생 작품 ‘킹스 앤 퀸’(2004)은 원숙미가 극대화됐다며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 죽은 자를 포함한 사람들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코미디와 비극의 불협화음을 완벽하게 섞어놓았다. 그 외에 ‘파수꾼’ ‘나의 성생활 : 나는 어떻게 싸웠는가’도 선보일 예정. 하네케 작품으로,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그린 ‘베니의 비디오’ ‘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도 상영된다.

필름포럼 옆집인 서울 아트시네마의 ‘시네바캉스 서울’(www.cinematheque.seoul.kr)에선 한여름 영화 축제에 걸맞게 공포영화, 독립영화, 고전영화 등 90편 정도의 영화가 관객을 만난다. ‘착신아리’ 등으로 이름을 날린 일본 B급 공포영화의 스타 미이케 다카시(三池崇史) 감독의 회고전과 ‘졸업’ ‘마이 페어 레이디’ 등 명작도 준비돼 있다. 또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5주년 기념으로 12시간30분에 이르는 자크 리베트(Rivette) 감독의 ‘아웃 원’도 국내 최초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