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한번 더 볼 수 있을까?”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출구 게시판에는 수천 장의 쪽지가 붙어 있다. 한나라 이후 당 멸망 직후까지 1200년 동안 이어진 중국 역사의 정수를 음미한 관객들의 감상 평을 모은 것이다. 더없이 좋은 태교의 시간을 가졌다는 ‘예비 엄마’, 시아버지와 멋진 데이트를 했다는 며느리, 아이들과 함께 훌륭한 역사 교육을 받았다는 아빠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의 감동은 잔잔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정현·나현이의 아빠라고 밝힌 어느 남성 관객은 “내 평생 한번 더 볼 수 있을까?”라며 감동을 적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느 여성 관객은 이렇게 썼다. “짱이야!! 아빠는 못 왔지만 엄마랑 좋은 구경했지! 어서 태어나서 더 좋은 거 많이 보러 다니자.”

외국에서 방한했다가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의 감상 평도 이어졌다. 크리스틴 유(Yoo)씨는 영어로 “이 전시를 보고 중국 역사를 공부할 수 있게 돼 정말 좋았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Olympia)에서 왔다는 로스 매트슨(Matteson)씨는 “유물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으며, 이 같은 역사가 생명력이 있도록 여러 사람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기록했다.

청소년 관객들도 또박또박 감동을 적어 놓았다. ‘중앙여고 30515(3학년 5반 15번)’라고 적은 류지은 양은 “중국 유물이 이렇게 화려하고 멋있는 줄 몰랐다. 고 3이지만 이렇게 짬을 내어 온 게 잘한 것 같다”고 했다. 경북 문경 점촌중학교의 어느 학생은 “재단이사장님(이건선)의 배려로 전교생과 교직원선생님 572명이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며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