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독과점' 심각...다이하드4 등 전국 스크린 장악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심각하다.

현재 전국에는 1800여개의 스크린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실 이 수치를 두고도 적잖은 영화 관계자들이 '이미 포화상태'라는 말을 할 정도로 결코 모자람이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잘 나가는 영화',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실제로 현재 상영되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 '빅3'로 꼽히는 '다이하드4.0'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트랜스포머(사진)' 등이 1400여개의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전국 스크린 수의 75%가 넘는 수치다.

그렇다보니 소규모 영화들이나 한국영화들은 제대로 간판조차 내 걸 수 없고, 이는 관객 동원에서도 '부익부빈익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개봉됐던 영화 '해부학교실'(감독 손태웅)은 개봉 첫 주 좌석점유율에서 40.6%를 기록, 39.4%를 기록한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더구나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개봉 둘째 주부터 관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지난 주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반면, '해부학교실'은 58만여명을 동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545개 스크린에서 시작해 최대 834개 스크린을 확보한데 반해, '해부학교실'이 260개 스크린에서 근근이 상영된 데 따른 결과다.

'해부학교실'의 마케팅 담당자는 "블록버스터와 경쟁까지는 생각도 안 했다"면서도 "그나마 주어진 상영관도 가장 작은 곳이거나 교차 상영도 모자라 1회 상영에 그치는 수준이니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같은 스크린 독과점 현상의 심각성은 토종 대작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100억원이 투입된 기대작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도 당장 스크린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화려한 휴가'의 배급사는 외화 사상 처음으로 600만 관객을 돌파한 '트랜스포머'를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워낙 할리우드 '빅3'의 위세가 대단해 스크린 확보가 쉽지 않다"며 "어떤 수를 써서라도 최소 400개 이상의 스크린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왜 '다이하드4'가 아니라 '다이하드4.0'인가?

-단순히 시리즈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4.0이란 제목을 붙였다. 디지털 테러를 소재로 한 점도 이유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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