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경의 패셔니스타 인 시네마] (2) 최은희 ①

60년대 최고의 배우 커플로 신성일 엄앵란이 있다하면, 당대 최고의 감독, 배우 커플로는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가 있다.

신상옥 감독은 60년대에 지금 이상의 한류 붐을 일으키며 동남아에 영화를 수출했으며, 그의 성공 뒤에는 항상 그림자처럼 함께 한 배우 최은희가 있었다.

연극 배우 문정옥이 같은 동네에 인연으로 연극을 시작한 최은희는 당시 '춘향전' 공연을 보러왔던 신상옥 감독에 의해 영화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두 사람은 아시아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또한 베니스 국제영화제, 아카데미 영화상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TV가 없던 시절, 영화가 유일한 오락수단이었던 당시 영화계에는 61년‘성춘향'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사극 제작 붐이 일었다.

12살때부터 할머니한테 배운 손재주가 남달랐던 그녀는 밤에는 의상 담당으로 잠자는 시간을 줄여 직접 영화 속 한복을 만들었고, 낮에는 여배우로 열연을 했다고 한다.

특히 고려시대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얘기를 담은‘다정불심'이란 작품을 찍을 때 일이다.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화려한 의상과 건축, 장대한 전투 장면과 군중신을 담고 있다. 관련 자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최은희와 제작진은 종묘에 찾아가 유일하게 사당에 남아있던 그림까지 참조해가며 의상을 만들었다. 이러한 열정 덕분에 67년 '다정불심'은 대종상에서 미술상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영화‘연산군'을 찍을 당시 에피소드도 재밌다.

컬러 영화가 막 도입된 때라, 배우들은 얼굴을 하얗게 보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벽에 바르는 횟가루에 기름을 넣어 끊인 것을 얼굴에 바르기도 하고, 일본에서 색조 화장품을 공수해오기도 했다.

또한 영화 속 한복 색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온갖 원색 원단을 사용했다. 최은희도 다양한 컬러의 원단으로 멋을 냈다는 후문. 지금의 A라인 한복을 본격적으로 스크린에서 유행시키기도 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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