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라는 말이 너무나 익숙해진 충무로에 개그맨 출신 영화인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올 초 100만명이 훌쩍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복수혈전'의 한풀이를 했던 이경규는 최근 '복면달호'를 일본 유수의 수입-배급사 AVEX에 역수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복면달호'는 일본 영화 '엔카노 하나미치'를 바탕으로 한 작품.
원래 AVEX는 유럽 예술영화를 주로 수입하는 회사지만, 지난 칸 국제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시종일관 터져나오는 웃음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악에 매료돼 전격적으로 일본 배급을 제안했다. 이로써 '제작자' 이경규는 '복면달호'를 태국,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에 판매한 데 이어 일본 전역에서도 상영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언제부터인가 수출 소식이 뜸해진 영화계에도 낭보가 아닐 수 없다.
8월에는 심형래와 정종철의 대반격이 준비돼 있다.
영화 제작에 뛰어들어 영욕의 나날들을 보냈던 심형래 감독은 최근 문제작 '디 워'의 국내 기자 시사회를 갖고 개봉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디 워'는 기자 시사 직후 예상을 뛰어넘는 화려한 영상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심 감독 역시 작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8월 극장가에 토종 블록버스터의 대 파란을 준비하고 있다.
8월1일 심 감독의 '디 워'가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9일에는 '신세대 개그 아이콘' 정종철이 주연한 '챔피언 마빡이'가 관객들을 찾는다.
정종철 박준형 등 개그맨들이 대거 출연한 '챔피언 마빡이'는 '판타스틱4-실버서퍼의 위협' '서핑업' 등 할리우드 기대작들에 맞서 한국영화 지킴이 노릇을 할 작정이다.
제작사 측은 "큰 영화의 홍수 속에 정작 온 가족이 유쾌하게 볼 만한 영화가 딱히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같은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다면 흥행에서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작자' 이경규가 우뚝 서기까지는 숱한 불면의 나날들이 있었고, 심 감독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 영화는 50% 접고 들어간다"는 자조섞인 말을 했다.
변방에서 소외받던 개그맨 출신 영화인들이 8월 극장가에서 먼저 총대를 맸다. 이들의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 지 충무로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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