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즐거운 ‘음악 휴가’

◆대관령국제음악제

강원도 용평리조트의 눈마을홀을 메인 음악홀로 평창·용평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 여름의 대표적 실내악 축제다. 지난해 강원 지역 수재(水災)로 연주회가 대부분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올해는 다음달 3일부터 26일까지로 음악제 기간을 늘렸다.

주말을 끼고 있는 8월 10~12일과 17~19일에 정점을 찍는다. 11일에는 중국 작곡가 탄둔의 ‘비가: 6월의 눈’, 17일에는 대만 출신 작곡가 고든 친의 ‘성악과 현을 위한 하이쿠’를 각각 국내 초연한다. 숙박과 연주회 일정을 고려해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033)249-3374

아직 휴가 계획을 짜지 못했다면 ‘음악 휴가’를 떠나는 것도 좋다. 반드시 멀리 갈 필요도 없다. 호텔 여름 패키지처럼 음악 휴가에도 ‘도심형’이 있다. 서울과 대전의 전문 공연장에서는 다음달 1~2주일간 공연 잔치를 잇따라 벌인다. 강원도의 산(山) 바람이나 제주도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함께 즐기는 ‘전원형’ 음악제도 아직 떠나지 못한 우리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예술의전당의 ‘여름 실내악’

음악 성찬(盛饌)이 즐비한 봄·가을에 비해 여름엔 청소년과 가족 음악회 위주로 공연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이 때문에 전문 음악 팬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음달 10~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여름 실내악’은 고음악과 현대 음악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여름 음악 잔치다.

프로그램으로는 힌데미트의 실내악 2번(작품 36-1)을 비롯해 철저하게 현대 음악 위주로 꾸민 앙상블 ‘소리’의 11일 연주회가 우선 눈에 띈다. 고음악 단체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은 14일 콘서트에서 바흐의 ‘쳄발로 협주곡 D장조’와 텔레만·코렐리의 작품 등 바로크 음악 위주로 꾸며 대구(對句)를 맞췄다. 원전 악기로 연주하는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는 색다른 맛을 낼 것 같다.

서울시향 부악장 박제희를 비롯해 이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구성된 ‘울림’은 실내악 오디션을 통해 12일 무대에 선다. 최근 예술의전당 공연 예술 감독을 맡은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해설을 맡는다. (02)580-1300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빛깔 있는 여름 축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야외 원형 극장을 무대로 다음달 13일부터 24일까지 2주 동안 인형극, 야외극, 재즈와 아카펠라까지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전석 무료 공연이라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지난해만 2만2000여 명이 이 축제를 다녀갔다.

13일 서울발레시어터의 ‘모던 발레의 밤’으로 막이 열린다. 미국 후버 마리오네트 인형극단의 인형극 공연(8월 14·15일)은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어 최고 인기 장르로 꼽힌다. (042)610-2222

◆제주국제관악제

여름 휴가가 막바지로 치닫는 다음달 12~20일 제주도에는 볼 거리가 하나 늘어난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제주국제관악제다. ‘섬, 그 바람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제주문예회관 등 실내 무대뿐 아니라, 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 같은 해변 야외 무대까지 금빛 앙상블로 물들인다. 광양제철 초등학교 관악단 등 학교 밴드부터 해군군악대와 제주윈드오케스트라 등의 전문 악단, 예수한 관악 5중주단(대만)과 청링 고교 밴드(말레이시아) 같은 해외 악단까지 국내외 46개 브라스 밴드가 참가한다. (064)722-8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