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매거진] 위기의 한국영화...대안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위기의 한국영화, 해법은 없는 걸까. 영화 관계자들은 "이제 위기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크게 충격적이지도 않다"며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토종 대작들의 성공 ▶투자심리의 회복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시나리오 ▶제작비의 현실화 등을 위기 극복의 선결 과제로 꼽았다. 각 부문을 대표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춘연(씨네2000 대표, 전 영화인회의 이사장)

정말 답답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실 현 상황은 영화인 스스로 초래한 것들이다. 그래서 제작비 현실화 등 제작에 비합리적인 요소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이도 저도 아닌 게 돼 버렸다. 스크린쿼터는 스크린쿼터대로 축소되고, 한국영화는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갑자기 너무 많은 일들을 당하니 머리가 멍할 지경이다. 그나마 이럴 때일수록 투자 자본이 중요한데 메인 투자업체들은 물론, 소규모 창투사(창업투자회사)들 역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반듯한 작품이 하나라도 나와서 극장가에 다시 한번 불을 붙여주는 것, 그것만이 유일하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안성기(영화배우,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올 들어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어려운 상황을 보니 지난해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하던 등 어려웠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내 생각에는 '큰 작품'들이 잇따라 실패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이런 작품들이 안 되면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고, 제작자들은 마냥 기다리는 상황이 이어진다. '화려한 휴가' '디 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국산 대작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살 수 있다. 개런티 문제 등 제작환경과 관련해 배우들이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우리 배우들도 분명히 고통 분담에의 의지를 갖고 있다.

★이상무(CJ엔터테인먼트 홍보부장)

근본적인 해답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듯 올 초 차승재 제작가협회장이 언급한대로 제작비 절감, 참신한 시나리오 개발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본 부족인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하반기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SKT와 싸이더스FNH 등이 배급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는 배급과 함께 투자에도 상당부분 뛰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현재 영화계의 자본 부족 사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 또 메가박스 역시 매각대금을 한국 영화 투자한다고 했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해야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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