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 "영화하기 참 힘들다" 결국 울먹

학력 위조 파문 이후 '디워'의 심형래 감독이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을 비췄다.
　
26일 방송된 KBS 1TV '단박인터뷰'에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 심형래 감독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멋지게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개봉을 앞두고 착잡한 심정"이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난 23일 기자시사회를 마친 '디워'는 CG면에서는 완벽했으나 스토리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평에 심형래 감독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어떤 영화든 완벽할 수 없다"며 "'트랜스포머''스파이더맨''캐리비언의 해적'만 봐도 100% 완벽한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 심형래 감독의 생각이다.
　
단지 "왜 미국의 영화사들이 200억 원 이상의 돈을 들여가며 '디워'를 1500개 이상의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인지 도리어 반문하고 싶다"고 심 감독은 전했다.
　
최고의 개그맨의 자리에 있다가 영화를 만들게 된 심형래 감독은 '우뢰매''영구와 땡칠이'부터 99년 '용가리'의 실패까지 꽤 오랜 기간 감독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지는 편견 가운데 하나가 "'우뢰매' '영구와 땡칠이'를 만든 감독이 얼마나 만들었겠는가 하는 시선"이다. 그것 역시 심 감독 자신도 잘 알고 있기에 "심형래가 만든 영화라고 하면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40%는 반감되니 차라리 본인의 이름을 작품에서 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우스갯소리로 "차라리 미친 척 하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름도 넣을까 했던 것"도 솔직한 마음이라고. 이같은 편견과 기자 시사회 때의 반응에 심형래 감독은 마음 고생도 심한 눈치였다.
　
"한국에서는 영화 하기가 참 힘들다"며 그간의 설움을 쏟아낸 심 감독은 "미국에서 영화를 만들어 개봉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무도 모른다"며 1000여 개 이상의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전하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7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스테프를 구성하는 시간만도 3년이 걸릴 만큼 공을 들인 영화 '디워'가 그간의 노력에 비해 저평가 받는 다는 것이 심 감독에게는 무엇보다도 힘든 상황인 것이다.
　
이날 방송된 '단박인터뷰'에서 심형래 감독은 '디워'만큼이나 이슈를 모으고 있는 '학력 논란'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변명 같지만 영화 개봉을 앞두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이 일에 신경쓰지 못했다"며 "단어 하나하나를 다 챙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송구스럽다. 앞으로 영화에 전념해 국민들에게 더 좋은 영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짧게나마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는 오는 8월 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용가리의 실패는 더 큰 영화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였다며 "누가 뭐래도 영구는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는 심 감독은 이제 관객들의 평가가 내려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