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 올마이티', 스티브 카렐표 웃음 1편 비해 파괴력 떨어져

지난 목요일(26일) 개봉한 '에반 올마이티'는 2003년 전 세계적으로 4억8000만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던 '브루스 올마이티'의 속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영화는 결과적으로 '전편보다 나은 속편없다'는 영화계의 속설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 그친 느낌이다.

'브루스 올마이티'는 '가벼운 코미디'라는 일부 혹평에도 불구하고, 짐 캐리라는 걸출한 코미디 배우의 존재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어느날 문득 신과의 만난 후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꿈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게 뭘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1편에서 짐 캐리의 동료 앵커로 나왔던 스티브 카렐이 주연한 '에반 올마이티'는 복음에만 치우친 느낌이 강하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기상천외한 설정, 여기에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를 통해 코믹 본능을 한껏 발산했던 스티브 카렐이 주연했다는 점 등에서 '브루스 올마이티' 이상의 '포스'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영화는 마치 '동화로 풀이한 성서'같은 느낌을 주고 말았다.

새 집과 새 자동차도 사고 하원의원 당선까지, 거침없는 출세 가도를 달리던 에반(스티브 카렐) 앞에 갑자기 신(모건 프리먼)이 나타나 워싱턴 한가운데 거대한 방주를 지으라는 미션을 내린다. 망치질 한번 해본 적 없던 에반은 코웃음을 치며 이를 무시하지만, 방주를 만들 재료가 속속 배달되고,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커플로 그를 따라붙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급기야 하원에서도 정직 처분을 받는 등 삶에 연속 태클을 당하는 에반. 과연 그가 어떻게 시련을 풀어갈 지를 코미디로 풀어가는 게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전체적인 구도는 1편과 거의 유사하지만, 일단 이 점이 발목을 잡는다. '신처럼 전지전능해 봤으면'하는 상상은 한 번 하면 유쾌하지만, 두 번 이상 하기에는 좀 유치하다.

그래도 아쉬운대로 1시간35분 동안 웃기기라도 한다면 코미디 영화로서 '절반의 성공'은 거두는 셈인데, 이 역시 1편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다. 짐 캐리의 부재를 크게 느끼는 부분이다. 스티브 카렐은 다소 '얼빵'해보이는 외모와 몸 개그를 통해 신 대신 총대를 매는 역할을 열연했지만, 짐 캐리의 내공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는 느낌이다.

코미디가 약한 코미디 영화. 어디서 존재의 가치를 찾아야 할까. 미국 개봉 당시 현지의 혹평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었다. ''에반 올마이티'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조크다. 조크는 코메디 영화에서 필수조건 아닌가'(시카고 트리뷴) '뻔뻔스러울 정도로 유아스럽고, 종교적이며 진지함을 가장하고 있는…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가장 비싼 코미디물이다'(롤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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