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꼴찌 영남일보 1위 돌풍

29일 반환점을 찍은 KB 국민은행 2007 한국바둑리그 전반기는 최연소 팀 영남일보의 돌풍, 노장 기사들의 퇴조,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선수들의 분전 등으로 정리된다.

선수 평균 연령 20.2세란 파격적 젊음으로 무장한 영남일보는 전반기 독주를 거듭한 끝에 6승1패의 전적으로 선두를 지켜냈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영남일보는 최규병 감독 중심으로 인화와 단결에 주력했고, 이것이 멤버 6명 중 5명이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는 안정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최고령 팀(평균 29.2세) 신생 대방노블랜드는 최하위로 밀렸다.

개인 부문에선 제일화재 1지명자 이세돌이 6연승을 마크, 최근 각종 대회에서의 호조를 바둑리그에서도 이어갔다. 전반기 최다승이자 유일한 전승이다. 그 뒤를 김지석(18·영남일보) 강동윤(18·울산디아채) 등 10대 소년들이 이으며 올해 다승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작년 정규리그 때 두각을 보였던 이창호 최철한 이영구 등은 한 발씩 뒤처져 있는 상황. 한편으로 조훈현(54·제일화재) 김수장(50·신성건설) 나종훈(50·울산디아채) 등 50대 노장들은 우세했던 바둑마저 역전당하면서 승률이 급락했다.

지명 순위별로는 1지명자(34승 18패·65.4%), 2지명자(27승 21패·56.3%) 다음으로 와일드카드 멤버들이 좋은 성적(16승 13패·55.2%)을 보여 주목된다. 5지명자 그룹(7승 18패·28.0%)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승률이다. “5지명과 6지명(와일드카드)에서 한 해 농사가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판이다. 2지명자 그룹에선 김지석 강동윤 외에 유창혁(월드메르디앙)이 돋보였고 3지명자 가운데는 홍민표(영남일보)가 맹활약했다. 5지명자 그룹의 허영호(영남일보)와 조혜연(월드메르디앙), 와일드카드 중에선 안달훈의 기여도가 높았다. 초단으로는 파격적인 2순위에 지명됐던 한상훈(대방노블랜드) 배준희(제일화재) 등은 일단 기대에 못 미쳤다.

출전 순번별로도 전문가(?)들이 자리 잡았다. 영남일보의 김지석과 이영구는 각각 1번 주자 및 3번 주자로 나왔을 때 4전 4승을 기록했다. Kixx의 이창호는 ‘4번 타자’로 3번 기용돼 전승을 올렸고, 대방노블랜드 1지명자인 박영훈도 2번 순번으로 출전했을 때만 승리(3승)했다. 시즌 중 입대한 제일화재 안달훈도 5번 주자로 나온 두 판을 모두 이겼다.

후반기에 접어들면 포스트 시즌 진출권을 놓고 중위권 팀들 간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난전이 예상되고 있다. 전승 팀도, 전패 팀도 없이 각 팀들이 근소한 차이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순위가 요동을 칠 전망이다. 팀 승수와 개인 성적 합계가 비례하지 않는 것도 순위 변인(變因)으로 꼽힌다. 어떤 팀도 아직 안도나 포기가 이르다는 뜻. 후기 리그는 1일부터 Kixx 대 제일화재, 월드메르디앙 대 영남일보전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