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이동규 "새작품 끝내면 연인 떠나보낸 기분"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을 만나고, 캐릭터에 다가가는 과정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연애의 과정과 같다. 연인과 같은 '기담'을 떠나보내서 가슴이 아프다"
　
영화배우 이동규가 최근 조선닷컴과 만나 유달리 애착이 컸던 영화 '기담'을 관객들에게 떠난 보낸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공들였던 장면들이 편집돼서 아쉽다"며 "미세한 호흡 하나 때문에 다시 찍는 등 여러 가지로 공을 많이 들였는데 편집됐으니 아쉬울 수밖에. 하지만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때 보통의 공포영화와는 다른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기담'으로 원했던 바가 그러하니까"라며 위안했다.
　
이동규는 '기담'이 세 번째 공포영화 도전이었고, 이전 작품에서 퍽치기, 마약범, 살인범, 귀신 등 강한 이미지의 악역을 도맡아 왔다. 이에 색다른 공포영화라는 점 이외에도 따뜻한 마음의 정신과 의사 이수인 캐릭터를 맡아 '기담'이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다.
　
웃기는 놈이 악역을?
　
영화에서는 주로 악역을 선보였지만 드라마나 연극 무대에서는 선하고 밝은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했다. "일상에서 겪어보지 못할만한 캐릭터들을 고르다 보니 악역들을 많이 맡게 됐다"며 “그 때문에 제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을 텐데 '기담'의 감독님들께서는 나에게 이수인을 맡겨주셨다.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봤을 때 "저 나쁜 놈 어디에 쓰나"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충무로에서는 악한 이미지가 강했던 이동규. 그러나 주위에서는 악역이 안 어울린다고 귀뜸해준다고.
　
" '넌 웃기는데 왜 자꾸 귀신하고 있냐'는 등의 소리를 듣는다"며 "하지만 이번 '기담'을 통해서 내 이미지를 조금 풀어줬으니 앞으로는 조금씩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새 작품을 만나면 연애하는 느낌
　
"촬영을 시작하면 살이 찐다. 행복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살이 찌더라"며 배우로서의 애착을 엿보인 이동규는 "새 작품을 만나면 연애하는 과정과 같다"며 "'기담'을 떨쳐 보낸 지금 허전하지만 바로 다른 연인이 찾아와 내 안을 꽉 채우고 있다"고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털어 놓는다.
　
이동규의 마음을 꽉 채우고 있는 새 작품은 연극 '옥수동에 가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옥수동이 달동네였을 때 달동네에서 보는 압구정동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도 슬픈 내용이 담긴 연극이다.
　
마지막으로 이동규는 "당분간은 공포영화 말고 다른 장르를 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기담'은 8월 1일 관객들에게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