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호러물 '기담'서 처연한 연기...독특한 매력 과시

여름 호러 퀸 자리를 노리는 김보경. 독특한 미장센을 자랑하는 웰메이드 공포 영화 '기담'에서 빼어난 매력을 과시했다.

1942년 경성공포극을 표방한 '기담'은 당시 최고의 서양식 병원인 안생병원에서 벌어지는 공포의 순간들을 담아낸 영화. 지적인 엘리트 의사 인영 역을 맡은 김보경은 크랭크 인 전 수많은 외국 고전영화를 보면서 40년대 여성의 말투와 스타일을 연구했다.

덕분에 비극적인 사랑의 운명을 담고 있는 캐릭터를 우아하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사랑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영이란 인물을 처연한 이미지 속에 녹여냈다는 평. 인터뷰 때마다 "예뻐졌다"는 말도 종종 듣곤한다.

"의상은 기본이고,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까지도 직접 챙겨요."

우연히 잡지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발견하면 메모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둔다. '배우 김보경'의 장단점을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탈한 성격과 달리(?) 일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주의를 자랑한다.

그래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기담'을 택할 수 있었을 터.

"평생 가위에 눌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겁도 많은 편이고. 공포영화를 한다고 했을 때 엄마 아빠 걱정이 많으셨죠."

그러나 오히려 촬영 때 귀신 한번 본 적이 없다.

김태우와의 부부 호흡은 즐거운 경험. 유오성 조재현 등 전작에서 하늘같은 대선배들을 상대했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만끽했다.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슬픈 정서가 매력적"이라며 독특한 공포 속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자 하는 공포영화 팬들에게 '기담'을 강력 추천하는 김보경. 76년생이니, 이제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오히려 요즘이 편해요. 불안하고 초조했던 20대에 비해 작품 집중력이나 입체적 분석력이 훨씬 좋아진 듯해요."

'친구'로 화려하게 데뷔한 뒤 후속타를 날리지 못해 한때 슬럼프를 보내야했던 그녀에게 올 한해는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인기 드라마 '하얀거탑'으로 한 단계 도약을 한데 이어 '기담'을 통해 자기 색깔을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원숙미와 넘치는 에너지로 충무로에 새로운 바람을 예약한 그녀의 행보에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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