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 마지막 10분만 재밌다

　사전 포석이 너무 길어 대마를 놓친 격. 영화 '미스터 빈의 홀리데이'가 딱 그렇다.

　영화 전체가 마지막의 화려한 축제를 위해 사용된 느낌이다. 축제의 준비는 지루하고 힘들게 마련.

　영화는 우연한 기회로 미스터 빈이 영국을 떠나 프랑스 휴양지 칸으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좌충우돌의 대명사인 미스터 빈이 어떤 해프닝을 벌이면서 칸에 도착할지 관객들은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미스터 빈의 막무가내식 여행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장거리 여행의 대부분이 지루한 이동과 불편하고 딱딱한 의자에 지쳐가듯 미스터 빈의 여행도 관객을 지치게 한다.

　영화는 택시, 레스토랑, 기차, 시장, 시골길 등을 무대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냈지만, 느린 이야기 전개와 반복되는 상황만이 이어진다. 미스터 빈의 귀여운 표정도 남발돼 나중엔 지겹기까지 하다.

　그나마 미스터 빈이 칸에 도착한 이후에야 관객들은 졸음을 쫓게 된다. 미스터 빈이 영화 앞부분에서 막무가내로 촬영한 비디오가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해프닝은 볼만하다. 그러나 마지막 10여분을 위해 과연 그 긴 시간을 인내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외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있다. 미스터 빈이 홈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찍은 그림들이다.

　심하게 흔들리는 홈비디오 영상은 큰 스크린으로 보고 있는 관객의 눈을 어지럽힌다. 또 너무 가깝게 촬영된 미스터 빈의 얼굴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귀여운 미스터 빈이라 해도 흔들리는 대형 화면에서 땀구멍과 수염 등을 여러 차례 봐야만 하는 건 결코 유쾌하지 않다.

　미스터 빈은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캐릭터. 찰리 채플린 이후 진정한 몸 개그를 선보이는 세계 유일의 배우 로완 앳킨슨이 창조해 낸 미스터 빈은 등장하는 순간 관객에게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하지만 극장에서 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15일 개봉.



　불면증에 시달리는 관객이라면 강추할 만-☆☆☆☆☆(전상희 기자)

　얼빵한 표정 이젠 지겹다-★☆☆☆☆(김천홍 기자)

　명절때 집에서 보는 게…-★☆☆☆☆(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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