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대가 완성

〈제8보〉(104~122)=승승장구하는 이세돌도 악연(惡緣)의 국제기전이 있으니 바로 농심배 국가대항전이다. 지난 8년간 한 번도 5명 대표에 뽑히지 못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중간에 탈락한 것. ‘개근’과 ‘전 과목 A+’를 장식하며 농심배의 사나이로 불려온 이창호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이세돌의 농심배 상륙은 언제쯤 이뤄질까.

104는 현명한 선택. 이 수로 상변을 살리는 것은 참고 1도 6까지가 예상되는데 하변 백이 일방적으로 쫓긴다. 우하귀엔 손 돌릴 기회조차 잡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곤 해도 상변에 잡힌 피해가 35집, 상변 전체 흑집이 약 65집에 이르러 흑의 우세가 더욱 굳어졌다. 106을 기다려 흑도 107로 우하귀 정리에 나선다.

116도 무심히 던져 넣은 한 수 같지만 깊은 노림이 숨어있다. 117로 ‘가’로 빠지면 참고 2도 14까지 단숨에 휘감겠다는 것. 우하귀 백은 훗날 ‘나’~’라’의 수순으로 삶을 확보했다. 121로는 ‘마’에 두고 백 ‘바’ 때 ‘사’ 정도로 충분히 우세한 국면. 하지만 이세돌의 혈기와 자신감이 122를 부르면서 또 한 번 대활극이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