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영화’ 두 편 ‘1000만 영화’ 안부럽네

“1000만 영화 한 편보다는 500만 영화 두 편이 낫다?”

빈부격차 심화보다 중산층 확대를 바라는 것은 영화계도 마찬가지. 이번 주말이 지나면, 한국 영화는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작품 두 편을 지닐 전망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와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 현재의 흥행 추이 대로라면 ‘디 워’는 오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화려한 휴가’는 일요일이나 다음주 월요일쯤 500만 관객을 돌파한다. 위기와 불황 소리만 거듭 들어온 충무로 입장에서는, 2007년 들어 처음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거의 폭풍 수준의 ‘디 워’ 흥행 때문에 살짝 가려졌지만, ‘화려한 휴가’의 흥행도 작지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7월 26일 개봉한 이 영화가 지난 6일까지 12일 동안 모은 관객은 모두 360만 명. 2007년 한국영화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던 한국 영화는 325만 명의 ‘그놈 목소리’였다. 흥미로운 것은 ‘화려한 휴가’의 2주차 흥행 기록. 첫 주말까지 143만 관객을 모았던 이 영화는 두 번째 주말 누적 관객이 340만 명으로, 첫 주보다 오히려 관객이 증가했다. 보통 개봉영화의 2주차 관객은 첫 주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디 워’ 위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관객이 늘었으니 대단한 뚝심인 셈이다.

영화계에서는 두 영화의 장르와 관객 층이 서로 달라 상승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화려한 휴가’는 사실상 멜로 드라마를 전면에 내세웠고, ‘디 워’는 이무기 전설을 소재로 한 SF 판타지다. 그 때문인지 ‘화려한 휴가’는 여성 관객이 관람을 주도하고 있고, ‘디 워’는 아이들이 주도하는 가족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게 각 영화사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