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평론가 진중권, "엉망진창 '디 워' 비평할 가치 없었다"

중앙대 겸임교수 겸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MBC 100분 토론 '디 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 편에 출연해 '디 워'를 네 가지로 정리하며 혹평을 했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영화 '디 워'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데에는 "네 가지 코드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 네 가지로 '애국, 민족, 시장주의, 인생극장 코드'를 들었다.
　
먼저 애국코드는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가 할리우드로 진출한다는 것에 대중들의 애국심이 자극받은 것, 이어 민족코드로 지적한 것은 영화 속에서 아리랑이 흘러나오며 '코리안 레전드'라는 대사를 써 한민족의 자긍심을 북돋웠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주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우리 기술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긍지, 그리고 심형래 감독이 어렵사리 이 자리까지 올라섰다는 것에 대한 인생극장 코드가 맞물리니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진중권 교수는 전했다.
　
이같은 요소들이 '디 워'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진 교수는 "사실 이 영화는 괜찮은 영화가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엉망진창"이라며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 이유이즉 '디 워'에는 "기본적인 서사 구조가 없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워낙에 이야기 구조가 허술하다. 주인공들은 결말에 이르기까지 한 일이 없다"면서 이는 소위 "'기계 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이라는 의미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는 개념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비극 작가들이 주인공들을 비극으로 밀어넣은 뒤 위기의 상황에서 신이 내려와 구해주는 우연성이 난무하는 플롯이다"며 이 선상에 '디 워'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진 교수는 "아무리 스토리 구조가 허술하다 할지라도 결말에서까지 주인공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영화는 없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평론가들의 평이 박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가 영화 상에서 하는 일이 없으니 연기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 것이 아니다. 일급배우라도 대본이 안 되면 연기가 안 될 수 밖에 없다"며 스토리의 빈약함에 대해 혹평을 가했다.
　
또한 '디 워'는 "CG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내용상 억지 설정을 만들어냈다"며 "CG와 플롯의 결합이 어색하다"며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가 느끼는 현재 '디 워'를 둘러싼 상황은 "'디 워'와 심형래 감독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은 모험"이라는 것이다. 이어 "'디 워'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마치 황우석 교수의 사태 때와 같다"며 핏대를 높였다.
　
이날 '100분 토론'은 방송이 나가기 이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며 온라인 상에서 이미 무수한 논란을 불러모은 바 있다. 역시 방송 동안에도 시청자 게시판은 만여 건 이상의 글들이 올라오며 '디 워'에 쓴소리를 가하는 패널들의 의견에 비판을 했다.
　
특히 진 교수의 혹평에 시청자들은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디 워는 비평할 가치도 없는 영화인데 꼭지가 돌아 평을 한 것"이라는 말에 대해 시청자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이다"라는 의견을 남기며 이날 진 교수의 거침없는 발언에 네티즌 역시 거침없는 답변으로 게시판을 메우고 있다.
　
한편 9일 방영된 100분 토론에는 진중권 문화평론가를 비롯해 하재근 문화평론가,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스포즈조선 김천홍 기자가 패널로 출연해 '디 워' 논란의 핵심을 짚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