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40년만의 외출’1급장애 만화가

아픈 몸과 친구 하나 없는 외로움을 묵묵히 버텨낸 세월. 4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름 없는 만화가가 그려낸 작품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카투니스트 지현곤(46·장애 1급)씨가 오는 1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02-3455-8315)에서 두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생애 첫 전시회(7월 19일~8월 2일)가 끝난 지 불과 13일 만이다.

하반신의 뼈와 살이 녹아 붙어버리는 ‘척추결핵’을 앓아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친 뒤 2층 단칸방에서만 틀어박혀 ‘습작’만으로 그림 솜씨를 다져온 지씨.

그가 생애 첫 작품 전시회를 한다는 사연이 본지에 연이어 보도된 뒤 〈본지 7월17일 A24면·7월28일 B3~4면〉 서울 남산 애니메이션센터 전시회장은 내내 관람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

전시회를 준비한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은 “방학을 맞아 어린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모들, 휠체어를 끌고 온 장애인들, 어르신들, 만화를 전공한다는 젊은 학생들 등 다양한 연령대가 전시장을 찾았다”며 “전시회 끝 무렵에 연장을 요청하는 전화가 하루에 수십 통씩 걸려왔다”고 말했다.

‘40년 만의 외출’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회는 ‘앙코르’ 성격이 짙지만, 지난 전시회에 걸리지 않았던 그림과 습작품, 습작 노트 등을 위주로 80여 점이 걸린다.

그림 뒷면마다 꼼꼼하게 적혀 있었던 작가의 짧은 글들을 볼 수 있게 뒷면도 볼 수 있는 투명 액자에 걸린다. 지난 첫 전시 때와 마찬가지로 무료 전시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