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 김명민-김태우, '밥-살'과의 전쟁(?)
입력 : 2007.08.12 09:40
밥과의 전쟁 촬영때 감정 유지 위해 '혹독한 단식'
영화 '리턴' 김명민
매일 아침 볼펜 물고 발음 연습
연기파 배우는 관객들을 항상 즐겁게 해준다. 개성강한 캐릭터로 8월 극장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김명민, 김태우. 때로는 동지(영화 '리턴')로, 때로는 경쟁자로 치열한 명승부전을 펼치는 이들의 스크린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례적인 인사말로 인터뷰를 해치우는 다른 스타들과는 180도 달랐다. '불멸의 이순신'(KBS) '하얀거탑'(MBC)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으니, 목에 깁스를 해도 될텐데. 마치 이제 갓 데뷔한 신인처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열정이 넘쳤다. 지난 목요일(9일) 개봉된 '리턴'(감독 이규만)의 김명민. 미스터리 스릴러인 이 영화에서 그는 의문의 살인사건의 한가운데서 관객들과 숨막히는 두뇌싸움을 함께 한다.
◆팀워크가 빚어낸 최고의 시너지 효과
크랭크 인 일주일 전에 제의를 받았고, 바로 OK했다. 유준상 김태우 정유석 등 이미 캐스팅된 배우들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워크숍을 세번이나 했다. 대학(서울예술대학교) 시절 열정을 다시 느꼈다. 눈물신에서는 실제로 눈물 콧물 쏟아냈다. 서로 해석이 달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촬영 전 수술실 참관은 필수 코스. 양말은 눈감고도 꿰맬 수 있다. 사전 준비는 이렇게 철저한 김명민이지만, 의외로 현장에서 모니터는 가급적 안본다. 감독을 무조건 믿기 때문이다. "조명 조정하는데 최소 30분, 앵글 바꾸는데 최소 20분이에요. 아침에 찍기 시작한 신이 하루를 넘길 수도 있고. 그동안 팽팽하게 최고조로 감정을 유지하는 일에 집중하죠."
'꽃보다 아름다워'(KBS) 찍을 때 밥을 먹었다가 크게 후회했다. '포만감은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적'이라고 그는 믿는다.
그래서 '리턴'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하루 종일 굶었다. 스태프들이 밥을 먹는 동안에는 혼자 벽을 붙잡고 계속 눈물을 쏟아냈다. 결국 촬영을 끝내고는 성대결절 진단까지 받았다.
◆촬영장은 전쟁터다
영화 '소름' 이후 심하게 슬럼프를 겪었고, 한때 뉴질랜드 이민까지 준비했다.
"그때도 기회는 있었는데,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릇이 안됐었죠."
그릇을 넓히고 채우기 위해 지금도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볼펜을 입에 문다.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발음 연습을 한다. 하루라도 건너뛰면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듯하다. "배우는 최전방에 홀로 떨어진 최정예 낙하군이에요.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무기를 최대한 갈고 닦아야하죠."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 김명민.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열연 앞에서 항상 무장해제된다.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 두편을 개봉시킨 영화배우 김태우의 심경이다.
김태우 주연의 공포영화 '기담'(감독 정식 정범식)이 이달 1일 개봉했다. 이어 영화 '리턴'으로 다시 관객을 찾았다. 두 영화가 경쟁하듯 상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어느 한쪽만 잘 되고 다른 한쪽이 잘못되는 경우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번 만큼 관객수에 신경쓰이긴 처음"이라고 말한 김태우는 "두 영화가 사이좋게 150만명씩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소년같은 희망사항을 밝혔다.
역시 공교롭게도 두 영화에서 김태우는 의사를 연기한다. '기담'에선 외과의사, '리턴'에선 정신과의사역을 맡았다. 그렇다고 두 역할에서 비슷한 연기를 선보이거나 하진 않는다.
김태우는 "두 영화를 찍을 때 각자 혼을 다해서 캐릭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그는 '리턴'에서 정신과의사 캐릭터를 위해 한달만에 90kg으로 몸무게를 늘렸다. '리턴'을 마치곤 '기담'을 위해 바로 17kg을 감량했다. '혼을 다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태우는 "살을 빼는 것보다 찌우는 게 더 힘들었다. 다시는 살찌우는 연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5~6kg은 금방 불릴 수 있지만 10kg이상은 정말 어렵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작품에서 빨리 빠져나온다는 것'으로 꼽았다. 그래서일까 비슷한 장르인 '리턴'과 '기담'에서 비슷한 역할을 연기해도 김태우는 전혀 다른 색깔을 보인다.
그는 한동안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에 자주 출연했다. 영화 출연 선택에 영화의 작고 큼을 따지지 않고 오직 시나리오만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유독 대중성에 욕심을 낸다.
김태우는 "'리턴'과 '기담' 역시 시나리오가 좋았기에 출연했지만, 관객과 많이 만날 수 있겠다는 대중성 때문"이라며 "그동안 대중적인 작품에 목말랐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래서 2002년 이후 출연하지 않았던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가수 아이비와 함께 4부작 드라마 '도쿄 여우비'에 출연한 김태우는 조만간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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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적인 인사말로 인터뷰를 해치우는 다른 스타들과는 180도 달랐다. '불멸의 이순신'(KBS) '하얀거탑'(MBC)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으니, 목에 깁스를 해도 될텐데. 마치 이제 갓 데뷔한 신인처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열정이 넘쳤다. 지난 목요일(9일) 개봉된 '리턴'(감독 이규만)의 김명민. 미스터리 스릴러인 이 영화에서 그는 의문의 살인사건의 한가운데서 관객들과 숨막히는 두뇌싸움을 함께 한다.
◆팀워크가 빚어낸 최고의 시너지 효과
크랭크 인 일주일 전에 제의를 받았고, 바로 OK했다. 유준상 김태우 정유석 등 이미 캐스팅된 배우들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워크숍을 세번이나 했다. 대학(서울예술대학교) 시절 열정을 다시 느꼈다. 눈물신에서는 실제로 눈물 콧물 쏟아냈다. 서로 해석이 달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촬영 전 수술실 참관은 필수 코스. 양말은 눈감고도 꿰맬 수 있다. 사전 준비는 이렇게 철저한 김명민이지만, 의외로 현장에서 모니터는 가급적 안본다. 감독을 무조건 믿기 때문이다. "조명 조정하는데 최소 30분, 앵글 바꾸는데 최소 20분이에요. 아침에 찍기 시작한 신이 하루를 넘길 수도 있고. 그동안 팽팽하게 최고조로 감정을 유지하는 일에 집중하죠."
'꽃보다 아름다워'(KBS) 찍을 때 밥을 먹었다가 크게 후회했다. '포만감은 감정을 무디게 만드는 적'이라고 그는 믿는다.
그래서 '리턴'에서 오열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하루 종일 굶었다. 스태프들이 밥을 먹는 동안에는 혼자 벽을 붙잡고 계속 눈물을 쏟아냈다. 결국 촬영을 끝내고는 성대결절 진단까지 받았다.
◆촬영장은 전쟁터다
영화 '소름' 이후 심하게 슬럼프를 겪었고, 한때 뉴질랜드 이민까지 준비했다.
"그때도 기회는 있었는데,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릇이 안됐었죠."
그릇을 넓히고 채우기 위해 지금도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볼펜을 입에 문다.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발음 연습을 한다. 하루라도 건너뛰면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듯하다. "배우는 최전방에 홀로 떨어진 최정예 낙하군이에요.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무기를 최대한 갈고 닦아야하죠."
마음으로 연기하는 배우, 김명민.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열연 앞에서 항상 무장해제된다.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 두편을 개봉시킨 영화배우 김태우의 심경이다.
김태우 주연의 공포영화 '기담'(감독 정식 정범식)이 이달 1일 개봉했다. 이어 영화 '리턴'으로 다시 관객을 찾았다. 두 영화가 경쟁하듯 상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어느 한쪽만 잘 되고 다른 한쪽이 잘못되는 경우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번 만큼 관객수에 신경쓰이긴 처음"이라고 말한 김태우는 "두 영화가 사이좋게 150만명씩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소년같은 희망사항을 밝혔다.
역시 공교롭게도 두 영화에서 김태우는 의사를 연기한다. '기담'에선 외과의사, '리턴'에선 정신과의사역을 맡았다. 그렇다고 두 역할에서 비슷한 연기를 선보이거나 하진 않는다.
김태우는 "두 영화를 찍을 때 각자 혼을 다해서 캐릭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그는 '리턴'에서 정신과의사 캐릭터를 위해 한달만에 90kg으로 몸무게를 늘렸다. '리턴'을 마치곤 '기담'을 위해 바로 17kg을 감량했다. '혼을 다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태우는 "살을 빼는 것보다 찌우는 게 더 힘들었다. 다시는 살찌우는 연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5~6kg은 금방 불릴 수 있지만 10kg이상은 정말 어렵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작품에서 빨리 빠져나온다는 것'으로 꼽았다. 그래서일까 비슷한 장르인 '리턴'과 '기담'에서 비슷한 역할을 연기해도 김태우는 전혀 다른 색깔을 보인다.
그는 한동안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에 자주 출연했다. 영화 출연 선택에 영화의 작고 큼을 따지지 않고 오직 시나리오만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유독 대중성에 욕심을 낸다.
김태우는 "'리턴'과 '기담' 역시 시나리오가 좋았기에 출연했지만, 관객과 많이 만날 수 있겠다는 대중성 때문"이라며 "그동안 대중적인 작품에 목말랐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래서 2002년 이후 출연하지 않았던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가수 아이비와 함께 4부작 드라마 '도쿄 여우비'에 출연한 김태우는 조만간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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