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직원도 만든다… ‘괴로운’ 공공미술

광복절을 맞아 14일부터 서울시 청사(廳舍) 앞면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설치미술로 변신을 한다. 페트(페트병을 만드는 소재)로 만든 지름 25㎝짜리 무궁화 3만여 송이가 100×20m 크기의 청사 앞면을 덮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원래의 아이디어가 아니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5월 일반공모를 통해 광복절 공공미술 아이디어를 모집했지만 1·2위에 뽑힌 작가들이 모두 작품 제작에 실패하는 바람에 대안으로 서울문화재단 직원이 만든 작품이다.

1위는 PVC 소재로 만든 대형 태극기가 청사 앞면을 덮어서 태극기의 부분부분이 바람에 펄럭이도록 하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작가가 만든 샘플은 자연바람 세기에서 작동을 하지 않았다. 2위에 뽑힌 아이디어는 관람자가 보는 방향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는 ‘렌티큘러’ 방식으로 무궁화 여러 송이를 청사 앞면에 붙이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제시한 예산 1억원으로는 전체 면적의 3분의 1만 덮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