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 등 4곳 ‘도시 갤러리’로 재탄생

서울 정동길이 ‘공공미술의 옷’을 입고 새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11월까지 정동길·불광천·신림동 놀이방·망원동 등 4개 지역에 공공미술을 설치해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는 거리·공원·광장·지하철역사·하천 등 도시 공간 곳곳에 벽화·조각·설치미술 작품 등을 설치해 공간의 의미와 역사성을 부각하고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사업. 지난 6월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 가장 먼저 시범 사업을 벌였다.

시는 우선 덕수궁·시립미술관·정동극장 등 문화공간이 몰려 있는 정동길에는 ‘꽃이 피다’ ‘들여다보다’ ‘기억하다’의 3가지 주제로 거리를 단장하기로 했다. 작가와 시민이 공동으로 이화여고 담과 볼라드(돌말뚝)에 꽃을 그리고, 이화여고 심슨기념관에는 정동길에서 자란 이화여고생의 이야기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건물의 창을 통해 빛의 예술로 표현하기로 했다. 중명전, 정동교회, 옛 러시아공사관 등 6곳에는 역사 이정표를 세워 정동길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동극장 앞에는 라디오가 나오는 아트벤치를 놓고, 예원학교 담에는 70m 길이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걸어 세계 각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여준다.

은평구 불광천에는 초입 계단 100m 구간에 아이들이 그린 물고기·꽃 등 자연생태의 모습을 담은 타일 벽화 ‘초충도’를 설치하고, 평상의자에 앉아 장기를 둘 수 있는 장기방 문화공간, 쉼터 겸 무대공간인 와산교 벤치무대를 만들기로 했다.

관악구 신림3동 아이들의 공부방 ‘우리자리’ 입구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툇마루를 미술작품으로 만들고 인근 골목과 문방구 앞은 문화놀이터로 바꾼다. 옹벽에는 신림동의 이야기를 담은 벽화를 만들어 문화적인 교육환경으로 가꾼다. ‘퍼포먼스 반지하 공동체 미술팀’의 예술가들이 아이들과 공동 작업을 벌인다.

마포구 망원동은 주민들이 환경 개선에 관한 요구를 하면 예술가들이 상상력과 손재주를 제공하는 상호 협력관계를 통해 동네를 살만한 공간으로 만들어 나간다. 독거 노인의 집을 미술 작품으로 꾸미거나 하수구 덮개·공사장 가림막·가로 시설물 등을 예술적으로 디자인해 준다.

시는 앞으로 동대문 동화시장, 남산식물원, 서울역, 서대문, 서울숲 인도교, 청계천, 살곶이다리, 고산자료~제2마장교, 서울역사박물관앞 버스쉘터, 망원동길 자전거 조형물 등에도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