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화려한 휴가' 선전에 한국영화들 "난감해~"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할리우드 발 소나기를 피해 8월로 개봉일을 미룬 한국 영화들이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바로 '디 워'(감독 심형래)와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 두 편의 토종 대작이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 워'는 뜨거운 논란 속에서도 지난 14일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랭킹에 이름을 올렸고, '화려한 휴가' 역시 600만 관객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두 영화가 개봉 3~4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디 워'는 2007년 개봉작으로는 '300' '스파이더맨3' 등에 이어 세번째로 3주 연속 예매율 1위(맥스무비 집계 기준)에 올랐고, '화려한 휴가' 역시 2주차부터 20％대의 예매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타짜'에 이어 44주만에 3주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한 '디 워'는 '300' '스파이더맨3' 등에 비해 적은 하락율을 보이고 있어 이번 주말까지 700만 관객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개봉작들은 당장 스크린 확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달 초 개봉된 '기담'과 '리턴'은 이미 두 토종대작의 후폭풍을 세게 맞은 상태. 두 영화 모두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고른 호평을 받았지만, 스크린 수에서 밀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내는 데 그치고 있다.

이번 주 개봉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이하 지금 사랑) '만남의 광장' 등도 마찬가지. 각각 302개와 260개의 스크린을 확보하며 흥행 전쟁에 뛰어들었지만, 아직도 전국 스크린의 절반 이상이 '디 워' '화려한 휴가' 두 편의 영화에 잠식돼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9일 개봉 예정이었던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아예 개봉일을 23일로 재차 미루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쇼박스의 한 관계자는 "두 대작의 흥행이 극장가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며 "'디 워'가 개봉된 첫 주말에 전국 10개의 메가박스 체인 중 8개점에서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작은' 영화들의 입장은 초조하기만 하다. '리턴'의 홍보 담당자는 "극장가가 붐비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되는 현상"이라면서도 "같은 날 개봉 예정이었던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가 미뤄지면서 스크린을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대부분의 스크린은 '디 워'가 가져가고, '리턴'에 돌아온 몫은 10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호기임에는 분명한데,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는 만만찮다. 8월 극장가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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