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중 감독, '3부자' 영화로 뭉쳤다..16년만에 메가폰

영화 한 편을 위해 온 가족이 의기 투합했다.

하명중 감독의 신작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가 금요일(24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최인호 작가의 자전적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 감독이 16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 특히 이 영화에는 하명중 일가가 총출동해 눈길을 모았다.

하 감독은 노년의 아들 역할을 맡아 '땡볕' 이후 23년 만에 연기자로도 컴백해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하 감독은 지난 67년 홍콩으로 진출한 첫 한국배우이자 73년 아시아영화제 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명배우 출신. 그가 감독과 조연을 맡았던 '땡볕'은 국내 최초로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 감독 외에 그의 큰 아들 상원은 청년시절의 아들 역을, 작은 아들 준원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미국 USC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하고 돌아와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하상원은 이 작품에 출연키 위해 아버지 몰래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당초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차점자에게 자리를 내 줬지만, 촬영 1개월 전 주인공이 갑자기 출연을 포기하는 바람에 부자가 함께 한 인물을 연기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하준원 PD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으로 'One fine day'로 2003년 칠레 국제 단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며,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영화 '괴물'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던 실력파 예비 감독.

이로써 하명중 일가는 '원조' 시네마 패밀리로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하 감독의 형은 '바보들의 행진' 등으로 70년대를 풍미했던 고(故) 하길종 감독이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사랑과 사무치는 그리움을 그린 작품. 한혜숙이 '두 여자의 집' 이후 20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강하면서도 따뜻한 어머니 역을 연기했다.

시사 후 반응 역시 '하명중 특유의 연출력이 빛난다' '오랜만에 보는 가슴 훈훈한 영화' 등으로 괜찮은 편. 다만 하 감독은 흥행 가능성에 우려를 보내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중견 감독으로서 꼭 '영화를 해야만 살 수 있다'는 마음 가짐이 있었기에 해 낼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는 다음 달 13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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